한국의 건축 및 도시계획의 문화 형성 과정

신진연구자 | 2017-07-17 오전 11:28:54 | 조회수 : 2324 | 공개


 

한국의 건축 및 도시계획의 문화 형성 과정
 
권용찬 (Yongchan Kwon)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Harvard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Design)

 
이메일:kwonyc@gmail.com


1. 본인의 연구를 소개해 주셔요.

근대 이전 및 이후의 한국 주거(住居)의 발달에 영향을 준 인자들을 고찰하는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오늘날 한국의 건축 및 도시계획의 문화가 형성된 과정을 상세하게 밝히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선배 학자들에 의해 조선말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주거의 발달의 큰 흐름은 대체로 정립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선배 학자들이 미처 검토하지 못했던 자료가 있기도 하고, 한국 주거에 영향을 미친 인자들의 관계를 조금 다른 시각에서 검토해볼 여지가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전자(前者)의 경우, 예를 들어 만주국의 건축 및 도시에 관한 연구는 아직 한국에서 미진한 점이 있는데, 사실 일제강점기 일본의 건축 및 도시계획의 이상은 만주에서 실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주국이 존재했던 1931년부터 45년까지의 기간 동안 수많은 일본인 및 한국인(조선인) 건축가들이 만주국에서 활동했으며, 이들이 다시 한반도의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한반도의 건축 및 도시계획에 일정한 영향을 주었던 정황을 여러 자료를 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후자(後者)의 경우, 냉전(cold war)기 건축 및 도시계획이라는 시각을 통해 북한과 대한민국을 함께 비교하는 작업이 앞으로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민국은 6.25전쟁 이후 자유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의 원조를 받았기 때문에 그 영향이 지대했던 반면, 북한은 공산주의 진영의 지원을 통해 대한민국과는 다른 건축 및 도시계획의 문화를 만들어 나갔는데, 이를 냉전기 건축 및 도시계획이라고 하는 좀 더 큰 시각에서 해당 시기 다른 나라의 경우들과 함께 비교하여 고찰하는 작업이 더욱 필요합니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제가 한국 근현대 건축 및 도시계획의 역사가 갖는 특수성과 보편성이 어떠한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미래 한국의 훌륭한 건축 및 도시계획 문화의 창달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본인의 최근 or 대표 논문 및 연구실적 소개 
 
저의 대표적 연구 실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논문)

Sanghoon Jung, Yongchan Kwon & Peter G. Rowe (2016), The minimum dwelling approach by the Housing, Urban and Regional Planning Institute (HURPI) of South Korea in the 1960s, The Journal of Architecture, 21:2, 181-209. (교신저자)

Yongchan Kwon, Saehoon Kim & Bonghee Jeon (2014), Unraveling the factors determining the redevelopment of Seoul’s historic hanoks, Habitat International, 41, 280-289. (제1저자)

권용찬, 대량생산과 공용화로 본 한국 근대 집합주택의 전개,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3.

(저서)

전봉희, 권용찬, 한옥과 한국 주택의 역사, 동녁, 2012. (공저)
   
 
3. 연구 중에 어떤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일본에 의한 만주국의 개발은 지금까지 제국주의적 발로에 기인한 것으로 여겨졌으며, 크게 본다면 이는 옳은 설명입니다. 그러나 개발의 상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국주의적 혹은 군국주의적 성격 보다는 상업주의적 욕망에 기인한 거대 도시 개발 프로젝트였다고 보는 편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박사를 마치고 미국에서 비지팅 펠로우를 하게 되기 까지 건축 설계 실무를 경험한 적이 없었고, 특히 거대 자본에 의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는 도시개발을 직접 체험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진행할 수록 이에 대한 갈증이 심해졌고, 그래서 조금 크게 용기를 내어 하버드 대학교에서의 비지팅 펠로우를 종료하고 컬럼비아 대학의 건축 디자인 석사 학위(Advanced Architectural Design)를 마친 뒤 현재는 보스턴에 있는 건축 및 도시설계사무소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기대했던 바 대로 건축 및 도시계획이 현실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양상들은 학계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었고, 이러한 상황들을 잘 익힌다면 추후 저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4.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 지도교수 소개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Harvard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Design)의 피터 로우 교수님(Prof. Peter. G. Rowe) 께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저를 비지팅 펠로우(Visiting Fellow)로 임명해 주셨고, 이 교수님과 함께 만주국의 건축 및 도시계획에 대한 공부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1960년대에 대한민국에 존재했다고 알려져 있긴 했지만 그 활동내역이 상세하게 소개된 적은 없는 당시 건설부 산하 연구 조직인 HURPI(Housing, Urban and Regional Planning Institute)에 대한 연구를 피터 로우 교수님과 함께 진행하여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피터 로우 교수님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의 학장을 지내셨고, 건축 및 도시계획에 관한 담론을 이끌어가는 선도적인 학자입니다. 주요 관심사는 중국 현대 도시계획으로서, 아시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Fig. 1.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앞에서
 
 
  Fig. 2. 하버드 대학교 옌칭 도서관 앞에서
 
 
5. 연구 활동하면서 자부심과 보람
 
한국에서 살면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건조환경 중 현재의 방식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외국으로부터의 영향을 받았거나, 그 영향을 한반도 내에서 나름 소화해내서 생겨난 결과였다는 것을 해외에서 연구하면서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밝혀내고 논문으로써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작업을 통해, 미래의 한국의 건축 및 도시계획 문화를 기획하기 위한 좀 더 정확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러한 점을 저 스스로는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6.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또는 유학 준비생)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이 있다면? 
 
건축 및 도시설계 실무 경험이 있으면 연구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진로를 선택하는데 있어 공부를 빨리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게 보일 수도 있고 그것이 지름길로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다양한 경험이 모이고 쌓이면 좋은 연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두번째로는 역시나 다국어 능력이 필요합니다. 영어 이외에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일본어 혹은 중국어를 최소한 읽을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문을 익히는 것도 필요할 수 있겠습니다.
 
 
7.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현재로서는 건축 및 도시설계사무실에서 실무를 하고, 퇴근한 뒤에는 제 연구에 몰두하는 일종의 이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실무 경험이 충분해지고 나면, 다시 연구 업무에 완전히 몰입하게 될 것 같습니다.
 
 
8. 본인이 영향을 받은 다른 연구자나 논문이 있다면? 
 
- Lü, Junhua., Rowe, Peter G., Zhang, Jie., Modern urban housing in China, 1840-2000, Munich ; New York : Prestel, 2001.

- Bergdoll, Barry., Christensen, Peter., Broadhurst, Ron., Home delivery : fabricating the modern dwelling, New York : Museum of Modern Art, 2008.

- 전봉희, 조선시대 씨족마을의 내재적 질서와 건축적 특성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2.
 
 
9. 본인의 주요 논문을 소개해 주세요.
 
- Sanghoon Jung, Yongchan Kwon & Peter G. Rowe (2016), The minimum dwelling approach by the Housing, Urban and Regional Planning Institute (HURPI) of South Korea in the 1960s, The Journal of Architecture, 21:2, 181-209. (교신저자) 
 
- Yongchan Kwon, Saehoon Kim & Bonghee Jeon (2014), Unraveling the factors determining the redevelopment of Seoul’s historic hanoks, Habitat International, 41, 280-289. (제1저자) 
 
- 권용찬, 대량생산과 공용화로 본 한국 근대 집합주택의 전개,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3. 
 
- 전봉희, 권용찬, 한옥과 한국 주택의 역사, 동녁, 2012. (공저) 
 
- 권용찬, 전봉희,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의 공영 공동주택에 보이는 공유주택화 경향」, 『대한건축학회 논문집』 계획계 제28권 제11호 (통권 289호) 2012년 11월, p. 235-242. 
 
- 권용찬, 전봉희, 「서구 모더니즘 건축의 효율성 제고 논의가 1910년 이후 1970년대 초까지의 한국 관영주택에서 보이는 양상」, 『대한건축학회 논문집』 계획계 제28권 제10호 (통권 288호) 2012년 10월, p. 203-214. 
 
- 권용찬, 전봉희, 「근린주구론이 일제강점기 서울의 주거지 계획에 영향을 준 시점 -토지구획정리사업 및 일단의 주택지 경영 사업 대상지를 중심으로-」, 『대한건축학회 논문집』 계획계 제27권 제12호 (통권 278호) 2011년 12월, p. 18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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