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정 에디티지 제공] 박사후연구원(포스닥)이 겪는 어려움

최신 국제학술트렌드 | 2017-11-24 오후 12:06:56 | 조회수 : 926 | 공개




박사후연구원들은 준비 단계에 있는 차세대 연구자들입니다. 그들은 연구실이 순탄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인력이기도 하지만, 심한 압박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논문이나 연구실 일과는 별개로, 박사후연구원들을 위축되게 하는 또 다른 어려움은 주체적인 연구자로서의 경력 개발일 것입니다. 스스로 연구실을 만들고 지원금을 따내는 것이 새내기로서는 벅차게 느껴질 수밖에 없기에, 박사후연구원이 성공적으로 연구자 경력을 쌓기 위해서는 멘토나 책임연구원의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멘토와 박사후연구원의 관계는 관심과 논의가 많은 주제인데, 책임연구원과 박사후연구원 사이가 틀어지며 망가져 버린 연구실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틀어져 버린 관계는 박사후연구원의 경력에 치명적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멘토와 박사후연구원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요인은 무엇일까요? 이 문제를 피하려면 박사후연구원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연구실에서 어떤 문제들이 자주 발생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요구가 많은 책임연구원이 연구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경우

학술계가 경쟁이 치열한 세계이며 주요한 기여를 했거나 획기적인 발견을 한 연구자가 대부분의 혜택을 가져가는 곳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연구실 책임자는 큰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게 되고, 많은 이들이 이 압박을 박사후연구원들에게 전가하게 됩니다. 플로리다대학의 생리학 및 기능유전체학부장인 Charles Wood는 연구책임자가 실험 결과를 정해놓고 연구원들이 그 결과를 내기를 기대하는 "경영형”의 연구실에 관해 언급하였습니다. 이런 기대와 압박은 연구원이 미리 정해진 길에서 벗어난 시도를 할 수 없기에 실패를 통한 배움을 불가능하게 합니다. 심지어 연구책임자가 원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 박사후연구원을 부정행위로 몰아가기도 합니다. 수년간 이런 멘토 밑에서 일하는 것은 연구원들에게 상처를 남깁니다. Wood가 지켜본 바에 따르면 “이런 연구원들은 연구실을 떠나서 학문을 아예 포기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연구실을 차리더라도 결국 똑같은 형태로 운영하게 된다”고 합니다.  


2. 박사후연구원의 경력에 비협조적인 태도

박사후연구원들은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기 전에 몇 년간 책임연구원과 함께 일하게 됩니다. 이후 몇몇은 스스로 연구실을 설립하기도 합니다. 이때 박사후연구원의 성공에는 연구실 리더의 지원과 지지가 큰 역할을 합니다. 박사후연구원이 연구실을 떠날 때, 연구 중이던 프로젝트를 들고 가서 계속 연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배려가 박사후연구원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갓 독립한 연구자들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지원금을 받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스탠포드대학의 신경생물학자인 Ben A. Barres는 “이런 '프로젝트 이식'은 젊은 학자들의 성공에 결정적 요인이며, 박사후연구원의 기본 권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과학의 발전에서 좋은 멘토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멘토들이 연구원과 그들의 커리어 전망에 관해 이야기해야 하고 그들의 성공을 위해 더욱 관대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같은 주제로 계속 연구하는 것을 막거나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 등, 멘토가 박사후연구원을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박사후연구원은 더 성장하지 못할 것이고 당연히 연구 분야의 성장 또한 저해하게 됩니다.

3. 경쟁적 태도가 박사후연구원과 멘토 모두에게 해가 되는 경우
연구실 책임자가 박사후연구원에게 프로젝트를 들고 나가 계속해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해준 뒤, 바로 그들과 직접적인 경쟁에 돌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연구자에게는 이것이 큰 걸림돌이 됩니다. 경험뿐 아니라 지원금도 부족한 상황에서 그들은 지원금이 넉넉한 멘토의 연구실과 싸워 이길 방도가 없습니다. Barres는 “인색한 멘토 아래서 일한 연구원이 성공할 확률이 낮고, 그 결과로 연구 분야 전체가 피해를 본다는 것은 선임연구원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상황이라도 다르게 반응하는 멘토들도 있다고 합니다. 박사후연구원이 같은 프로젝트를 연구하게 되면 그 프로젝트를 “먹다 남긴 파이”라며 프로젝트를 아예 떠나 버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경우 역시 과학의 진보와는 거리가 멀어지게 됩니다. Wood는 또 다른 경쟁적 태도로, 연구책임자가 결과를 빨리 얻기 위해서 연구원들을 서로 싸움 붙이는 경우를 지적했습니다. 이는 결국 “승자”가 되는 연구원만 공로를 인정받아 논문에 저자로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연구실은 서로에 대한 의심과 스트레스가 쌓여, 배움이나 적절한 멘토링이 이루어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립니다.


박사후연구원이 좋은 멘토를 선택하는 방법

멘토는 박사후연구원의 미래 전망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박사후연구원 역시 자신의 경력에 책임이 있으며 연구실에 들어가기 전에 많은 것을 알아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HHMI)의 원장이자 198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Tomas R. Cech는 “연구실에 들어가기 전에 업무 내용이나 기회 전망과 더불어 취업 시장에서의 "신규 졸업자"들의 경험도 자세히 조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대부분 박사후연구원이 연구실을 떠날 때 같은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연구할 수 있는지 연구실 내부적으로 방침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 연구실로 초점을 좁히기 전에 이 문제를 먼저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Barres는 “졸업생들은 관심이 가는 연구실의 연구원 교육에 관한 지금까지의 기록을 살펴보고, 학위 지도교수, 학과장이나 논문 심사위원 등과 함께 그 연구실들에 관해 상의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좋은 멘토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 개선과 공로 인정

Barres는 좋은 멘토란 연구원의 커리어에 관해 매우 관대하며 지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좋은 멘토는 박사후연구원에게 학술적 자유를 주고, 그들이 연구실을 떠난 후에도 오랫동안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는 “좋은 부모가 그렇듯, 좋은 멘토도 최대한 아낌없이 베풀고 또 베풀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많은 멘토가 연구자로서는 뛰어날지 모르나, 공식적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멘토의 역할에는 잘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멘토의 중요성은 대학에서도 종종 간과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에 관해 늘어나고 있는 인식 덕분에 지원 기관이나 대학에서 멘토들의 기록을 살펴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릴랜드의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에서는 연구실 지원금을 연장할 때 멘토의 연구원 수련 기록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Barres는 이런 인식 개선의 장점을 들며, 박사후연구원이 독립적인 연구책임자로 순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 지원 기관들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박사후연구원의 경력개발을 돕기 위한 노력으로 미국 국립 신경질환 및 뇌졸중 센터가 'NIH 독립으로 가는 길' 상 (Pathway to Independence (K99) Award) 과 K01 '멘토와 함께하는 박사후 경력 개발’상 (Postdoctoral Mentored Career Development Award) 등의 시상을 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Barres는 좋은 멘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시상식 위원회가 연구자의 멘토로서의 기록을 시상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과학의 다음 세대를 지지해주지 않는 사람에게 왜 상을 주어야 하느냐”고 반문합니다.

연구자의 책무는 우수하고 선구적인 연구를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연구자는 멘토로서 다음 세대의 연구자를 기르고 각 연구 분야의 새롭고 흥미로운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연구자가 동료와의 경쟁을 피할 수는 없지만, 경력 초반의 연구자와 선임 연구자 간의 경쟁 관계는 과학에 재앙만을 불러올 것입니다. 경험이 많은 연구자가 스승으로서의 소임도 다할 수 있다면 과학의 발전은 훨씬 빨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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