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blockchain)이 학술 커뮤니케이션의 모습을 바꿀 수 있을까?

최신 국제학술트렌드 | 2018-04-02 오후 10:48:12 | 조회수 : 2070 | 공개



 
블록체인이 개념화된 것은 불과 십여 년 전이고 사용이 시작된 것은 몇 해 전입니다. 비록 발생 초기 단계이기는 하나 블록체인은 특히 그것을 응용한 비트코인(디지털 암호화 화폐 지급 체계)으로 인해 전 세계에 돌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블록체인의 주요 특징은 데이터를 분산화하고 자율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는 몇몇 산업에서 응용될 수 있습니다. 과학 연구의 일부 이해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채택하여 과학 연구와 학술 커뮤니케이션을 괴롭히는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Digital Science는 블록체인이 출판계와 학술 커뮤니케이션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탐구한 연구를 위한 블록체인: 학술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망(Blockchain for Research: Perspectives on a New Paradigm for Scholarly Communication)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학술 커뮤니케이션이 블록체인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질 가장 흥미로운 논점들을 중심으로 이 보고서의 개괄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블록체인과 그것의 주요 특징을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블록체인의 기본 – 블록체인의 개념과 작동원리
 
블록체인 기술의 근원은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나 최초로 블록체인을 개념화하여 비트코인을 설계한 것은 2008년에 발표된 백서입니다. 이 논문의 저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Satoshi Nakamoto라는 연구자 또는 연구자 그룹입니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은 디지털 원장(digital ledger)이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블록으로 구성됩니다. 각 블록은 거래(transaction) 기록으로 이전 블록과 암호 방식으로 연결되어 체인을 형성합니다.

블록긱스(Blockgeeks Inc.)의 CEO로서 기업가, 마케팅 전문가, 투자자이자 블록체인 전도사인 Ameer Rosic은 블록체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수천 번 복제되는 스프레드시트를 생각해보십시오. 그런 다음 이 네트워크가 이 스프레드시트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도록 설계되었다고 상상해본다면 여러분은 블록체인의 기본을 이해한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그것이 제공하는 기능으로 인해 차세대 주인공으로 선전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주목할만한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디지털: 블록체인 상의 모든 정보는 디지털화되어 있어 수동으로 문서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분산적 권한: 블록체인 원장은 단일 소유자가 없으며 단일 시스템에 저장되지도 않습니다. 모든 참여자는 원장의 정확한 복제본을 가지며 독립적으로 원장에 작업할 수 있습니다.
합의: 블록체인 상의 정보는 합의된 것이며 감사가 가능합니다. 즉, 새 블록이 추가되었을 때 이것이 체인 일부가 되려면 다른 참여자가 이 정보의 유효성을 검사해야 합니다.
암호화: 블록체인의 각 블록은 암호화되어 보호되며 타임스탬프가 기록됩니다. 따라서 블록이 일단 생성되면 이것을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블록을 추가할 수는 있으나 기존 블록을 편집 또는 삭제할 수 없으므로 모든 거래 체인이 안전하게 보호됩니다.
이 소개가 이어지는 논의의 발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기서는 블록체인을 표면적으로만 간략히 살펴봤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심도 있게 다룬 글을 읽고 싶으시다면 이 기사 하단에 있는 링크를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블록체인이 연구와 학술 커뮤니케이션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연구는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특징입니다. 연구를 수행할 때부터 그것을 출판할 때까지 연구자들은 서로 협력하여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백 또는 심지어 수천에 달할 수 있고 세계 각지를 기반으로 흩어져 있을 수 있는 공저자들과 의사소통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연구 결과에 대한 우선권 수립, 재현 불가능성(irreproducibility), 연구 프로토콜 등록과 같은 다른 문제들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의 출판과 보급에 이르면 피어 리뷰와 약탈적 출판사와 관련된 문제들과 같은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블록체인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Digital Science 보고서는 블록체인의 채택이 어떻게 연구와 학술 커뮤니케이션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지를 조명합니다. 아래는 블록체인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요 문제들입니다.
 
재현성

재현성 위기는 흔히 과학이 무너졌다고 여겨지는 요인  하나로 언급됩니다. 연구가 재현불가능해지는 이유는 많습니다. 보고서에 언급된 바와 같이 이것은 “간단한 해결책이 없는, 어느 한쪽의 단독 책임이 아닌 다면적인 다중 이해 관계자의 문제”입니다. 재현불가능한 결과의 기저에는 종종 데이터 보고 과실, 불완전하거나 부정확한 방법 설명, 복잡한 기법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연구 결과로 발전되는 연구 프로세스를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 프로토콜과 연구 설계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블록이 일단 생성되면 변경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기록이나 연구 가설을 소급 수정할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타임스탬프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쉽게 유지 관리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연구자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데이터를 작업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기록할 수 있으며 이는 곧 프로젝트 내 다른 구성원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변경 불가능한 새로운 블록을 추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반적으로 이는 잠재적으로 연구 프로세스를 가속하는 동시에 재현성 문제를 줄이고 데이터 변조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피어 리뷰

피어 리뷰는 학술 출판의 근간으로 여겨집니다. 같은 분야 동료로부터 심사를 받고 검증된 연구는 신뢰를 받습니다. 하지만 피어 리뷰 시스템에는 에디터가 적합한 리뷰어를 지명하지 못한다거나 리뷰어의 편향, 쉽게 조작될 수 있는 프로세스와 같은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피어 리뷰 프로세스는 투명성이 부족하며 비용이 많이 듭니다. 이에 더하여 출판 프로세스의 속도도 늦춥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학술 커뮤니티는 오픈 피어 리뷰나 후 출판 피어 리뷰와 같은 새로운 피어 리뷰 수행 방식을 찾아 나서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결책에도 나름의 문제점들이 뒤따릅니다. 블록체인을 채택하면 피어 리뷰어들은 안전하게 익명으로 사전 출판(pre-publication) 및 후 출판(post-publication) 피어 리뷰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에서 데이터는 체인 일부가 되기 위해 검증되어야 하므로 리뷰 프로세스는 조작이 어려워질 것이며 따라서 더욱 안전해집니다.
 
저널

​​​​​​​​​​​​​​저널은 계속해서 연구 논문을 출판하는 가장 중요한 매체입니다. 디지털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출판된 문헌을 수정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저널은 또한 데이터 세트와 프로토콜 출판을 지원할 수 없으므로 자신의 현재 포맷에 있어 정적이고 유연성이 부족합니다. 아마도 가장 우려할 만한 문제 중 하나는 약탈적 저널 수가 점점 증가하는 것일 것입니다.
정보의 업데이트가 쉽고 모든 사용자가 동시에 업데이트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사용하면 독자에게 출판된 문헌의 변경 사항을 알리는 일이 훨씬 더 쉽고 구조화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데이터 세트와 프로토콜을 업로드하는 것도 간편히 출판물 일부가 될 것입니다. 저자와 저널 간 금전 거래가 투명해지고 거래가 블록체인 기록에 영구적으로 남으므로 약탈적 출판사의 운영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학계에서 수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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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과학을 더욱 개방적으로 만들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한 프로젝트인 과학을 위한 블록체인(Blockchain for Science)의 창시자이자 독일 방사선학자인 Soenke Bartling 박사는 “과학에서 블록체인은 정직과 유효성, 협력, 진정한 창의성으로 과학의 인센티브 구조를 재편성할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과학 커뮤니티가 직면하고 있는 급박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혹적인 옵션으로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제공하고 지식 보급을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Digital Science 보고서는 그러나 현재 모델에서 블록체인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과학과 연구의 모습은 수백 년에 걸쳐 발전해 온 것입니다. 블록체인을 채택하는 것은 과학의 모든 이해 관계자의 광범위한 채택이 요구되는 큰 변화일 것입니다. 이 외에도 블록체인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금 지원 출처를 찾는 것은 또 다른 과제라고 보고서는 언급하고 있습니다.

International STM Association의 Standards and Technology 부 Eefke Smit 이사는 “현역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실제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곳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일부를 채택하고 만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Smit 이사는 블록체인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하며 이 기술이 학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러한 생각에 덧붙여 Philipp Sandner 교수는(Frankfurt School of Finance & Management의 Frankfurt School Blockchain Center 대표) “전반적으로 학술 커뮤니케이션과 과학이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말합니다. Sandner 교수는 블록체인이 크라우드펀딩에 사용되고 자금 지원 기관이 자금을 분배하고 또한 이러한 자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조사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종합적으로 학술 출판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이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유망해 보이지만, 다양한 각도에서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블록체인의 현재 상태는 인터넷 초창기와 유사해 보인다”고 바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출판사와 연구자, 연구자금 지원기관, 저널은 블록체인의 학계 도입 필요성과 효능 및 시급성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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