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해외건설시장 전망

기본카테고리 | 2016-01-27 오전 11:25:33 | 조회수 : 3730 | 공개


 
국토교통부가 지난 12월 30일에 발표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5년 우리 건설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461억 달러로 660억 달러를 기록한 2014년에 비해 30% 정도 감소했다. 이러한 수주규모의 축소는 ① 국제원유가격 하락이 초래한, 누적 수주량에서 55%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지역의 경기침체로 인한 공사발주량의 감소; ② 달러 대비 유로화, 엔화의 약세를 바탕으로 한 유로지역과 일본의 건설기업 그리고 3조 달러를 상회하는 달러 보유고를 기반으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개발재원을 제공하고 있는 중국 국영건설기업 등의 가세로 해외건설시장의 경쟁 심화; ③ 최근 어닝쇼크를 계기로, 수익성 위주로 전환한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건설시장 진출전략 등의 원인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토대로, 2016년 우리 건설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 전망을 하고자 한다. 먼저, 지난해 우리 건설산업의 해외수주액 감소의 원인들 중 하나이면서, 가장 중요한 해외건설시장인 중동지역의 공사발주 물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 원유가격 전망을 고려하면, 2016년의 해외건설 수주실적 전망도 낙관적이기 어렵다. 실제로, 2015년에 비해, 국제원유가격을 단기간에 상승세로 반전시킬 요인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난 1월 15일에는 미국, 유럽연합, 유엔 등이 이란에 부과해온 경제제재의 해제가 임박했다는 전망으로, 뉴욕선물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이 29.42달러로 마감되는 등, 국제 원유가격의 30달러 선이 붕괴됐다.
가격 하락이 세계경제에서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거나 혹은 생산재와 소비재 가격 인하를 통해 투자와 소비를 자극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원유의 탐사와 채굴 관련 산업, 정유산업 등에 대한 투자와 고용 감소 그리고 디플레이션 우려 확산 등을 통한 경기하락의 부정적 효과가 더 커, 수요증가를 통한 가격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도, 원유가격의 추이에는, 이란의 석유수출 재개로 인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가간 혹은 OPEC 회원국과 비OPEC산유국(대표적으로 미국, 러시아) 간의 시장점유율 경쟁 가능성이나 ISIS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동지역의 국가간 그리고 종교간 분쟁의 전개 방향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아래 <표>의 2016년 국제원유가격의 전망은 2015년 12월에 발표된 자료들을 근거로 작성됐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국제원유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표> 국제유가 전망
(단위: 달러/배럴)
구분 2015년 2016년 2017년
상반기 하반기 연간
OEF 52.7 45.7 48.5 47.1 52.7
CERA 53.0 47.4 61.4 54.4 65.4
EIA 52.9 53.3 58.2 55.8 -
선물 - 40.2 44.3 44.3 49.7
자료 : 한국은행, “2016년 경제전망”
 
다음으로 고려할 요인은, 2015년 우리 건설기업들이 중동지역에서의 수주감소를 일부 상쇄할 수 있었던 수주증가를 기록한,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의 신흥국의 경제전망이다.
원유, 철광석 등을 포함하는 천연자원의 국제가격이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천연자원을 직접 수출하는 비중이 높거나 천연자원을 가공하는 산업의 비중이 높은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 같은 신흥국은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불리한 교역조건으로 인해, 수출 및 투자 부진을 겪고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 동안 우리 건설산업의 해외수주실적의 9.1%와 2.6%를 차지했던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수주전망이 2016년에는 크게 낙관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도와 아세안 5개국의 경우에는,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담은 경제개혁의 추진으로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한 해외자본의 유출 등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2016년에도 2015년과 유사한 수준의 경제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33.8% 그리고 2015년에는 42.7%를 기록했던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주비중은 2016년에도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표> 주요 신흥국 경제성장률 전망
(단위: %)
  인도 아세안 5개국 브라질
2015 2016 2017 2015 2016 2017 2015 2016 2017
IMF 7.3 7.5 7.5 4.6 4.9 5.3 -3.0 -1.0 2.3
OECD 7.2 7.3 7.4 - - - -3.1 -1.2 1.8
WB 7.3 7.8 7.9 4.6 4.9 5.0 -3.7 -2.5 1.4
ADB 7.4 7.8 - 4.7 5.2 - - - -
GI 7.3 7.6 7.7 4.6 4.4 4.6 -3.6 -2.4 1.2
5개 IB 7.5 7.7 7.9 4.6 4.8 5.1 -3.6 -2.9 1.0
자료 : 한국은행, “2016년 경제전망”
 
마지막으로 고려할 요인은 국제금융시장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건설시장에서 시공자 금융주선 및 투자개발형 사업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어, 금융요인은 우리 건설기업들의 해외건설수주 규모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5년 고용증가를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실현하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지해온 확대통화정책의 종지부를 찍는 정책금리 인상을 지난 12월에 단행했다. 일본과 유럽은 미국에 비해 성장추세를 회복하는 속도가 빠르지 않고 정도도 약해 통화의 양적 완화 정책을 2016년 상당 기간 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달러의 강세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화와 유로화의 양적 완화 지속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나 유로화의 저리 자금을 조달해 높은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는 지역의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역시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중동 산유국을 포함해,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엔화와 유로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이들 신흥국과 중국 그리고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이탈하는 경향이 2016년 시작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고유가 시절 축적한 외환보유고를 국제금융시장에 투자한 산유국들이 저유가에 따른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를 투자금을 회수로 충당하고 있는데, 이것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심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건설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재원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유로화와 엔화의 약세로 유로지역 기업들과 일본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어, 해외건설시장에서 우리 건설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쟁은 2015년에 비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표> 주요 통화의 환율 전망
구분 2014년 2015년 2016년
상반기 하반기 연간
엔/달러 환율(평균) 106 120 123 121 125
달러/유로 환율(평균) 1.33 1.12 1.10 1.11 1.07
위안/달러 환율(평균) 6.16 6.22 6.38 6.30 6.55
자료 : LG경제연구원, “2016년 경제전망”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하면, 2016년 우리 기업들의 해외수주 전망은 2015년에 비해 더 밝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낙관적 전망이 이뤄지는 아시아지역에 수주노력을 집중하고, 외부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중소건설기업 중심으로 해외건설 진출전략을 전환하는 계기로 이용한다면, 해외건설은 2016년에도 우리 건설산업의 성장동력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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