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체장애가 있는 여고생입니다.
점심시간 마다
저는 혼자서 밥을 먹고 있습니다.
원래는 함께 밥을 먹던
친한 친구 현지가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차츰 거리를 두더군요.
나중에는 다른 친구들 여럿이랑 밥을 먹고
저를 본체만체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 혼자서 밥을 먹는 것에 점점 지쳐갔습니다.
교실에 덩그러니 혼자 앉아
아이들의 잡담을 듣는 것이 싫어,
혼자 운동장에 나가 밥을 먹기도 했지만
자꾸 서러워지더군요.
하루는 밥을 먹다가 그만 내팽개치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이렇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다음날 저는 용기를 내서,
예전에 친했던 현지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붙였습니다.
"현지야, 왜 요즘 나랑 함께 밥 안 먹어?"
그 아이는 깜짝 놀란 얼굴이었습니다.
잠시 주춤하더니 말하더군요.
"사실...친구들이 너와 친하게 다니면
이상해 보인다고 말해서 그랬어.
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어.
우리 다시 함께 할 수 없을까?"
생각지도 못한 말..
저는 울음을 터뜨렸고,
친구도 눈물을 보였습니다.
다음날 학교 교실에서
저는 같은 반 아이들에게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얘들아 안녕!"
아이들은 잠시 이상하게 서로 쳐다보더니
놀랍게도 웃으면서 답을 하는 게 아닙니까?
저는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스스로 벽을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지금 반 아이들과 저는 함께 점심도 먹고
이야기도 같이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먼저 다가가면
세상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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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세상의 벽은 종종 단단하지만,
어떤 벽은
내가 한 발짝 움직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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