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Talking Architect O.S.T

문화 이야기 | 2012-03-16 오후 11:36:06 | 조회수 : 2872 | 공개


건축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 :: 정기용 선생님 그리고 말하는 건축가...

"문제도 이땅에 있고 해법도 이땅과 이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다." - 정기용 


이대 모모아트하우스에서 날씨 좋은 점심 경 고대하고 기다리던 '말하는 건축가' 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미 지식채널에서 만났던 그 분의 야윈 모습, 그리고 미리 영화를 접했던 친구들의 많은 평가들이 무척 훌륭했기에 가는 내내 기대를 억누르기 어려울만큼 설레였다. 그리고 보너스 GV 시간까지 덤으로 얻을수 있었던 황금 토요일라니 ^^;;  정재은 감독님과 영화에 출연도 하셨던 아이아크의 유걸 선생님까지 뵐 수 있는 오늘 하루는 운이 좋았다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예술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을 보면 '격정적으로'란 말이 나온다. 이 '격정적으로'란 말은 자신의 하루를 걸고, 스스로의 인생을 걸고 살아가는 사람들로서 순간순간 나약해지려는 마음을 이겨내고, 작업에 몰입하기 위한 스스로의 다짐과도 같은 말인데, '건축가로 살아가기 위한 의미'를 '나' 스스로에게 되새기는 요즘 내내 그런 우려와 고민이라는 커튼을 시원하게 걷게 해주었고, 일상에서 쏟아지는 오후 저녁의 석양 빛으로도 감사해 할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르쳐 주었다.

'정기용 선생님'은 그 분이 쓰신 책들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었다. 앙드레 말로가 했던 말처럼.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 라고... 그분이 목소리를 잃고 병마에 야위고 머리카락이 벗겨졌어도, 그 분의 건축과 말과 눈빛은 '나이 듦'과 상관없이 '사람건축도시' 에서의 텍스트와 닮아 있었고, '감응의 건축' 에서의 공간과 향기가 같았다.

그리고 영화관 내부의 공기 마저 그 분의 호흡을 쫓아가게 할 만큼 뜨겁고 진지했다.
한 시대를 미리 살아오셨고, 가시기 마지막까지 같은 하늘 아래서 사람을 담는 그릇을 위해 애쓰셨던 선생님께
우리 모두는 빚을 졌고, 고맙고 감사했다.
http://funarch.tistory.com/723
mr.FUNdamental



 

강민국 음악감독은 이 영화와 어울리는 음악은 힘을 놓는 음악이라 생각하고 그 방법으로 낡은 피아노 한대로 전 스코어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어쩌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거칠어지고 나즈막해져 가는 정기용의 목소리를 닮기 위해선지 연주와 녹음은 오래된 피아노가 있는 스튜디오를 선택, 일반적인 경우보다 마이크를 최대한 가깝게 놓아 보통은 피하려고 하는 피아노의 해머, 현, 페달의 노이즈들을 어쩌면 과도할 정도로 더해 곡들의 질감을 더하였으며, 녹음된 원음들 또한 모두 전혀 가공하지 않은 채 트랙에 그대로 담는 방법을 택하였다. 강민국은 이 영화에서 자신의 곡들과 함께, 평소 글렌굴드의 연주를 좋아하던 정기용이 즐겨 들었으며 영전 앞에 마저 LP판으로 늘 틀어놓았던 "The Goldberg Variations BWV988 Aria"를 또 다른 느낌으로 연주하였다. 또한 이 영화의 러브테마인 마지막 곡 "기적"은 마치 정기용이 소박하지만 절박했던 사람들의 소원에 귀 기울여 조용한 기적들을 나누고 떠나는 천사와 같이 보여진다면 관객들은 흐뭇해하며 영화를 지켜보지 않을까 소망하며 연주하였다고 한다.

'많은 건축가 중에서도 정기용이라는 건축가를 택한 것이 궁금합니다. '말하는 건축가'라는 제목도 독특한데,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저는 대사가 많고 주인공이 설교하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정기용 선생님이 카메라만 들이대면 그렇게 많은 설교를 주구장창 하시는데, 너무 힘들고 거부감이 드는 거에요. 나는 '다큐멘터리 영화이기 때문에 설교보다 당신의 감정과 갈등을 듣고 싶다'라고 했는데, 이분은 계속 말을 하시는 거에요. 그러다 어느 순간, 저렇게 안 나오는 목소리로 뭔가를 계속 말하고자 함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작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니 아예 말씀을 안 하시더라고요. 그 이후 한 인간이 한 인간을 정말 사랑하는 방식이 '말'이구나, 사랑하지만 돈이 없고 품어줄 수 없을 때 "말"을 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출처) 독백이 대화가 될 때. 영화감독 정재은, 작성자 작가 한성경

출처 :: cyworld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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