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이토 건축의 Sendai Mediatheaque와 Emerging Grid에 관한 연구

철학 이야기 | 2012-01-16 오후 3:01:34 | 조회수 : 7444 | 공개


도요이토 건축의 Sendai Mediatheaque와 Emerging Grid에 관한 연구
- 들뢰즈의 철학을 중심으로
 
○ 방주실  김성수
Bang, Ju-Shil Kim, Sung-Soo
키워드 : 질들뢰즈, 프란시스베이컨, 리좀, 사건, 감각, 매끈한 공간, 장, 도요이토, 센다이미디어테크, 이머징 그리드
Keywords : Gilles Deleuze, Francis Bacon, Rhizome, Event, Sensation, Smooth Space, Feild, Toyo ito, Sendai Mediatheque, Emeging Grid


1. 서론
 
1.1. 연구의 목적
현대로 들어서서 여러 가지 철학 및 과학에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건축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변화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 움직임의 밑바탕에는 현대 철학가 질 들뢰즈 (Gilles Deleuze)가 대표적이며 많은 건축가들이 들뢰즈의 철학적 개념을 도입하여 자신의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질 들뢰즈 철학의 개념을 정리, 해석하고 해석을 바탕으로 들뢰즈의 철학의 개념이 어떻게 건축적 개념으로 적용 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그를 통해 들뢰즈의 철학적 개념이 현대 건축가 도요이토의 건축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지 들뢰즈와 도요이토 건축과의 관계를 살펴보도록 한다.
 
1.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우선 들뢰즈의 저서 ‘천개의 고원’, ‘감각의 논리’, ‘철학이란 무엇인가’ 등을 통한 들뢰즈 철학에 대해 살펴보고, 그 이해와 들뢰즈 철학의 언어를 바탕으로 현대건축가 도요이토의 건축철학, 건축적 언어와 그의 건물에서 엿볼 수 있는 들뢰즈 철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들뢰즈의 리좀, 감각, 사건, 매끄러운 공간 등의 개념을 바탕으로 도요이토의 건축 철학과 그의 건축 센다이 미디어테크와 ‘The New Real' in Architecture 전시회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Emerging Grid에 대해서 도요이토와 관련된 비평 및 연구 자료, 건축가의 기고, 저술 또는 인터뷰 내용의 조사 등을 통하여 집중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2. 들뢰즈 철학의 이론적 고찰
 
2.1 리좀
“리좀이란 말 그대로 근경, 즉 뿌리 없는 식물과 같은 것이다.” 질 들뢰즈는 천개의 고원 서문에서 서구의 사상적 전통을 수목형 모델로 규정하면서 근경적 사고방식인 리좀적 사고를 제안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서구의 사상적 전통인 수목형 모델은 다음과 같다. 나무를 보면 굵은 줄기가 있고, 거기에서 가지가 뻗어 나오고, 다시 가지에서 작은 가지가 뻗어 나온다. 이러한 나무모양의 조직체계가 바로 철학을 비롯한 인간 사고와 사회 조직의 모델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리좀은 근경적 사고방식으로서 특정한 대지위에 뿌리를 내리지 않은 채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 스탭의 식물처럼 특정한 사고의 기반 없이 다양한 힘들의 차이와 복수성을 다원화하고 산포시킨다. 더욱이 모든 것은 애초부터 본질이란 없으며 그에 따라 보편성도 총체성도 없는 일종의 뿌리 없는 리좀적 사고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운동의 성격 그 자체이다. 들뢰즈는 『천개의 고원』에서 리좀의 원리를 6가지로 이야기 하고 있다. 제1원리와 제2원리로 연결, 접속의 다질성(多質性)의 원리는 리좀의 어떤 지점이건 다른 어떤 지점과도 연결 접속될 수 있고 또 연결 접속되어야만 한다. 다질성은 이질적인 모든 것에 대해 접속을 허용한다는 의미.
제3원리로 다양체의 원리는 다양은 사실상 실사로서, 다양체로서 다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주체나 객체, 자연적 실재나 정신적 실재, 이미지와 세계로서의 <하나>와 더 이상 관계 맺지 않게 된다. 다양체는 주체도 객체도 없다. 다양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규정, 크기 차원들 뿐 이다. 즉 차이가 차이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갖는 것, 차이가 어떤 하나의 중심으로 포섭되거나 동일시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제4원리로 의미작용 없는 단절의 원리는 절단이 기존의 의미에서 갈라지는 것을 의미한다면 단절은 주어진 의미화의 계열에서 벗어나 만들어 지는 것이다. 리좀은 어떤 근원적인 의미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은 채, 떼 내어 다른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비기표적 단절은 만나지는 않지만 서로 상응하는 평행선을 그린다.
제5원리, 6원리로 지도제작과 전사의 원리는 무엇인가 정확히 모사 또는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행동이나 삶의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접속으로-기술하는 것이 지도그리기이다. 따라서 정확하게 그리는 것도 다양한 접속을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정확하지 않은 지도를 정확하게 만들려는 시도(초월적인 이론으로 한 현상을 분석하려 하는 것)는 지도 자체를 더럽힌다.
리좀은 구조상 위계가 없음으로 선후(先後), 혹은 필연적인 관계가 없는 이질적인 요소들을 연결하는데, 이런 상호 이질적인 흐름의 연결은 혼돈이 아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질서로서의 연결을 의미한다. 이런 견해에서 본다면 건축공간에서의 리좀은 상호 이질적인 특성들의 혼합적 공간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리좀적 개념으로서는 혼합적 공간의 경향은 각각의 공간이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 내지는 하이퍼텍스트(hypertext)적 성격을 가지면서 수직적 위계질서에 의해서가 아니라 수평적 다양성에 의해 결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혼합적 공간은 상호 연관된 텍스트의 그물망을 통해 전혀 다른 유기체를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나무가 위로 자라는 것이 바탕과 윗부분의 가지들의 위계적 구조를 암시하는 데 반해, 리좀은 단일한 표면을 따라 움직여 표면들을 층화하거나 창조하는 운동을 기술하는 들뢰즈의 여러 도식들 가운데 하나다. 어떤 지점도 다른 지점보다 높이 올라가지 않고, 운동과 활동이 발생하는 어떤 바탕이나 표면도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운동과 활동 자체만이 있을 뿐이다. 전통적인 책은 그것이 재현하거나 표현하는 하나의 의미와 하나의 주체를 가진다. 반면 리좀적 텍스트는 단 하나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그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저작, 사건 혹은 생산이다.
 
2.2. 감각
들뢰즈는 감각의 논리에서 일련의 철학적 개념들을 만들어 내면서 베이컨의 회화의 특수한 양상들에 연관 시키고 그 과정에서 기존 회화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지 기술한다. 또한 들뢰즈가 감각의 논리에서 만들어 내는 개념들은 형상, 동물-되기, 리듬, 힘 등과 같은 것으로 책의 곳곳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또 다른 곳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며 스스로 단일한 의미체계 내로 환원 되거나 유기화(조직화) 되기를 거부한다.
들뢰즈는 철학이 개념을 창조하고 과학이 기능을 창조한다면 예술은 감각을 창조한다고 말한다. 예술은 감각(sensation)들의 직접, 말하자면 “지각(percepts)들과 정서들(affects)의 복합체” 라고 말한다. 여기서 감각은 근대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일반적 지각의 개념이 아니라 신체와 환경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존재론적 사건이자 현상이다. 유기체와 환경이 만나는 사건은 주체와 객체가 주어지는 그 자체인 것이며 대상이고 동시에 주체가 되는 현상이라고 들뢰즈는 말한다.
들뢰즈가 회화에서 “감각의 논리”라고 부르는 것은 칸딘스키나 몬드리안이 꿈꾸었던 종류의 회화의 코드나 언어가 아니라 반대로 그것은 코드화되지 않은 특질들을 갖고서 작업하며 틀이 짜인 창으로서의 회화라는 고전적 개념에서 벗어나 회화적 공간을 창조하는데 기여한다. 회화는 이렇듯 회화적 코드이기 전에 형식화되지 않는 주관적인 표현의 재료다. 가령 베이컨의 독자적인 “얼굴이 지워진(effaced)"초상에서 우리는 서사, 형상화, 삽화 등에 앞서는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의지를 발견하는데, 그것은 새로운 종류의 공간화와 색을 포함한다.
들뢰즈는 “우리가 이미 볼 수 있는 것을 재생산하지 말고,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게 만들라.” 고 한다. 왜냐하면 모든 예술은 코드와 주체의 형성 이전에 오는 것의 폭력이 있으며, 그 폭력은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말하고 보는 표현적 재료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현대 작품은 카오스모스 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앤디워홀이 일련의 이미지들에 작은 차이들을 도입할 때처럼 표면의 계열들과 변주들을 통해 작동한다. 문제는 작품 속의 빈 공간이 아니라 차라리 주체의 형식과 형성의특유화(specification)이전에 오는 다양체 만들기의 문제이기 때문에 작품의 개연성과 더불어 시작하며 다른 종류의 조성 판에 모인 독자성을 추출하려 한다. 그래서 들뢰즈는 화가는 빈 캔버스에서 그림을 그리지 않으며, 작가는 빈 페이지에서 글을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페이지나 캔버스는 이미 미리 존재하고 설립된 진부한 표현들로 덮여 있으며 이것들은 가능성의 독자적이고 생명적인 공간을 발견하기 위해 반드시 닦아내야만 한다고 말한다. 그 공간은 손 댈 수 없는 공간이 아니라 들뢰즈가 “사막”이라 부르는 것으로 베이컨 연구에서 목표는 “뇌에 어떤 사하라 사막을 집어넣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사막은 유목민들 또는 유목적인 종류의 우연과 공간분배가 거주하기 때문이다. 들뢰즈는 그러한 예로 베이컨의 회화를 재구성하면서 어떻게 베이컨이 ‘구상(figuration)’을 자신의 회화에서 극복하고자 했는지 서술한다.
 
2.3. 사건
자연의 움직임들 모두가 사건이다. 사건 중에서 계속해서 동일한 반복을 일으키는 것이 ‘순수사건’이다. 다시 말하면 세계 속에 잠재되어 있는 사건을 말하며 잠재적 존재방식이라 할 수 있다. 분명히 있기에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실존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잠재적 존재 방식이다. 바로 이 잠재적 존재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이 사건, 더 정확히는 순수사건이다.
들뢰즈의 철학의 첫 번째 목표는 사건(생성)을 사유하는 것이다. ‘A become B'에서 A,B를 사유하는 것이 아니고 become을 사유하는 것이다. 즉 변화, 운동, 생성의 의미와 관련되는 지점을 사유하는 것이다. 그것은 동일성과 표상의 철학을 차이의 철학으로, 시뮬라크르의 물리학/형이상학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사건은 플라톤 이래 서구의 사유대상이 되지 못했다. 차이를 생성하고 동일하지 않으며, 순간적이기 때문이다. 들뢰즈는 사건이란, 말로 표현되는 것이자 물질의 표면효과이며 의미를 지닌 것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의미는 사건이 발생할 때 같이 생성되는 것이며 사건(의미)은 지시될 수 없고, 주체에 의해 구성되는 것도 아니며, 기호작용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은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지만, 이것이 하나의 계열에 편입됨으로써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또한 계열은 단지 한,두 개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수많은 계열들이 모이면 구조를 형성한다. 이 구조란 레비-스트로스처럼 닫힌 구조가 아니라 여러 계열들이 서로 겹쳐 있는 열린 구조이다.
들뢰즈는 이런 사건 하나하나를 특이성이라 불렀다. 그는 이 특이성들의 집합은 하나의 구조의 각 계열에 상응하며, 이 특이성은 잠재성의 상태로 존속한다. 이러한 사건-특이성은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지만, 사건이 발생하여 장에 편입되는 순간 의미화 한다. 사건은 물리적 운동의 표면효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건들과 더불어 의미를 생성한다.
근대의 표상개념이 동일성을 바탕으로 한다면 들뢰즈의 표상은 계속해서 생성되는 차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차이는 보편물리학으로서의 시공간이 전재로 되는 데카르트적 연장의 차이, 양적인 차이와는 다른 질적 차이, 강도의 차이를 가리킨다. 물이 어름에서 물로, 물에서 수증기로 계속해서 질적 특성이 바뀌는 것처럼 차이란 바로 이렇게 시간이 내재된 질적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이런 차이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세계를 전일적으로 바라보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접혀 있던 잠재적 층위가 계속해서 현실화되는-펼치는, 사건이 발생되는-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경우 근대적인 시공간 개념은 사건과 흔적으로 대체된다. 사건은 시간과 공간을 통합하는 미적분적인 한 점을 가리키며, 흔적은 시간을 따라 계속해서 바뀌어 나가는 모든 지속된 변화들을 가리킨다.

2.4. 매끈한 공간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은 매끈한 공간이다. 여기에 걸맞은 삶의 형태는 유목적인 삶이며, 또한 이에 상응하는 예술작업은 ‘패치워크’나 ‘퀼트’ 같은 것이다. 근접한 이웃을 엮어가는 이 작업에서는 정태적 형태보다는 생성이 중요하다. 이웃의 연결이 미리 규정되지 않으며 무한하기 때문이다. 기실 패치워크에서 하나의 천 조각에는 어떤 다른 조각이라도 이어질 수 있기에, 세상에 있는 천 조각의 종류만큼 수많은 가능성이 있다. 반면 홈 패인 공간의 작업은 미리 전체를 얼개를 만든 다음 그 속에 내용을 채워간다. 여기에 들어갈 내용은 전체구도에 의해 제한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상응하는 삶의 형태는 정착과 국가이며, 또한 이에 상응하는 예술작업은 원근법 구도에 따른 그림이나 고전 건축이다. 그래서 매끈한 공간이 ‘근거리’를 더듬어가는 촉각을 불러들인다면, 홈 패인 공간은 먼 거리를 바라보는 시각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매끈한 공간에는 전체가 미리 주어져 있지 않다. 오직 생성 운동이 일어난 뒤에야 비로소 한 ‘단위’로서의 전체를 언급할 수 있다. 여기서 창조의 양상은 ‘즉흥’적이다. 그러나 전체를 만들어 놓은 뒤에야 전체구도를 말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의 즉흥성이다. 이 즉흥성은 단순한 빠르기와는 무관하다. 창작에 걸리는 시간의 길고 짧음이나 양적인 속도를 가리키지는 않는다. 다만 전체 얼개가 미리 부여 되지 않는 다는 측면을 가리킬 뿐이다. 가령 홈 패인 공간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이미 패인 홈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홈이 없다면 어디서 길을 찾아야 할까? 그때그때 더듬으며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이 여정에서 각 지점은 국지적이다. 그러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행하는 경로는 무한하며, 어느 쪽으로든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절대적이다. 이 같은 ‘국지적 절대성’을 포괄하는 즉흥성에는 미리 정해진 최단경로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우회적이며 장기적일 수 있다. 심지어 느릴 수도 있다. 모든 계획이 무의미해지며 그때마다 갈 길을 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성면은 매끈한 공간이다. 구성면의 매끈한 공간은 방향을 가리키며(그렇지만 차원적이지 않다)사건들과 이것임들로 가득 채워져 있고 측정할 수 없으며 비유기적이고 강도(intensite)적이다. 매끈한 공간은 감응(affect)의 공간이며 거기에서 “재료들은 힘들을 지시하거나 힘들의 징후 구실을 한다.” 또한 매끈한 공간은 분할되지 않는 열린 공간이며 유목적 공간이다. 공간을 강도적이고 가연적인 장으로 파악하는 매끈한 공간의 감성은 그 ‘이론적’ 표현인 상위의 경험론과 ‘실존적’표현인 지각 불가능하게-되기를 가진다.
따라서 매끄러운 공간은 시각조차 촉각처럼 만지고 직접적으로 느끼고 감응하는 촉감적 공간이다. 유목민의 특성상 유동적이고 근거리 공간적이고 환경변화에 능동적이므로 공간적으로는 유동적이고 촉각적이며 가변적으로 해석 할 수 있을 것이다.
 
3. 도요이토의 건축 철학
 
3.1 Blurring Architecture
도요이토는 자신의 건축을 이념적으로 설명하려고 하지 않으며, 또한 역사적 건축을 이용한 작업방법을 택하지도 않는다. 다만, 현재의 상황을 직시한 상태에서 그의 건축세계를 전개하고 있다. 시대 인식과 관련하여 그가 초기 단계인 1980년대에 주로 사용한 일시적이며 유목적인 삶이란 개념은 대지에 정착하는 건축, 혹은 건축이 갖는 존재의 지속성에 대한 이토의 문제제기이며, 동시에 현대 사회와 건축 사이의 모순에 대한 초기적 전략이다. 1990년대 이후 그는 현대의 전자적 흐름의 가운데서 항상 유동성을 느끼면서 유동체로서 존재하는 건축이야말로 전자시대에 요구되는 건축이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도요 이토는 오늘날의 도시와 건축의 모습이, 오늘날의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즉, 오늘날의 사회 특성으로 인해 도시와 건축의 특성이 결정되었다는 시각이다. 그에 의하면 오늘날의 사회는 ‘균질성’이라는 말로 요약되며, 이에 따라 도시와 건축의 모습도 균질화 현상을 보인다. 건축에서의 균질성의 예로 그는 에어컨의 발달은 건축을 풍토로부터 분리시켜 세계 어느 곳에서도 같은 스타일의 건축이 가능해졌음을 언급한다. 이런 균질화된 사회에서의 균질화된 행위 패턴은 이미 도시와 건축에 시뮬레이트 되어있고, 우리는 그런 공간속에서 그 공간이 의도하는 시뮬레이션에 맞춰 생활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토의 시대인식을 드러내는 부분으로 그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테크놀러지, 즉 뉴미디어를 또 다른 자연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는 우리의 행위를 담는 환경으로서 자연을 이해할 때, 수많은 행위를 유발시키는 뉴미디어를 새로운 가상의 자연으로 바라보겠다는 시각으로서 타당성을 갖는다. 뉴미디어를 통한 세계와의 접촉은 그동안 우리의 인식 체계 속에 내-외부 개념을 허물어뜨리고 있고, 근대이후 공동체라는 인간관계를 상실해가고 있는 시대에, 뉴 미디어가 고립된 존재의 소외감과 공허감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임에 주목한다. 그는 뉴미디어에 의한 이런 변화 양상들을 대부분 이중성의 논리 로 바라보며, 이런 이중적 특성들을 통합하고 조화시키는 건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Blurring Architecture는 내가 마음속에 두고 있는 하나의 이미지이며, 아직 명확한 형태로 정의할 수 없는 유연한 이미지의 건축이다’
 
근대건축언어의 한계를 넘어 현대사회 균질화 현상과 현대인의 시뮬레이트 된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수용하려는 도요 이토의 관점을 확인하여 보았다. ‘실체로서 사물이 의미를 상실한 시대에 실체로서의 건축은 어떻게 구현되어야할 것인가?’ ‘뉴미디어에 의해 근대적 시공간의 의미가 사라진 현대도시의 현상을 어떻게 건축의 구축적 언어로 표현할 것인가?’ 가 그의 고민의 핵심이었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현대사회의 속성과 건축이 내재하고 있는 구축이라는 가치의 충돌사이에서 도요 이토는 ‘Blurring Architecture’ 라는 새로운 건축언어를 주장한다.
그의 관한 관점을 종합하여 볼 때 그는 경계의 해체와 프로그램의 다양한 수용과 변화가능성 그리고 투명하면서 균질한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동적이고 모호한 건축 어휘를 통해 다양한 변화의 가능성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도요 이토가 만들고자 하는 건축적 이미지일 것이다.
 
4. 센다이 미디어테크

4.1.초기 스케치를 통한 세 가지 개념
 

철저하게 편평한 슬래브(flat slab), 해초와 같은기둥, 파사드(facade)의 스크린(screen)이렇게 세요소로만 순수하게 표현함
튜브
파사드
각각의 요소(element)를 구조적으로 study 함, 간결함으로 최선을 다함
그 외에는 모두 보이드(void)로 하고 싶음
파사드 스크린은 옆으로(투명, 반투명의 필름(film)을 붙임) 파사드
슬래브는 될 수 있도록 얇게(flat), 층 높이 (floor height)는 서로 다르며 자유롭게
철로 된 파이프(steel pipe)를 사용함, 아니면 철판을 뚫음? 튜브의
구조
표 <-graduation->리, 기둥 안이 void부터 밀도 있는 것으로 변화 한다 튜브의
배치
도요 이토는 센다이 미디어 테크를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판, 튜브, 파사드의 세가지 요소를 어떻게 만들고 조합하는가에 집중한다. 여기서 판은 실제로 일어나는 행위의 모습에 대한 생각과 그것을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 바닥에 대한 것이며, 튜브는 그러한 바닥이 어떻게 쌓아갈 것이며, 그러한 구조는 또 어떠한 가능성을 가지게 되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파사드는 이러한 건물을 둘러싸는 표면이 장소를 내부로 한정하지 않으며 도시에서 작용하기 위해서는 어떡해야 하는 가에 대한 생각인 것이다. 즉 도요이토는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물리적인 층위의 구체적인 환경적인 특성을 구성함에 있어서 판-평면의 구성과 특성, 튜브-단면으로 나타나는 구조의 특성, 파사드-입면을 통한 도시성의 구축의 세 가지 요소로 나누어 생각한 것이다.
 
4.2. 판 (Plate) -경계 없는 하나의 판, 도시 영역의 내부화, 다양한 장소의 생성
 
‘.... 사람들이 처음으로 내부 공간을 경험하는 것이 나에게는 그들이 마치 건물 속이 아니라 거리 위에서 한가로이 거닐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보였다’
 
도요 이토는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내부 공간을 도시 외부의 거리와 같은 것으로 만들어 내고자 노력하였다. 이렇게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내부 공간을 도시의 거리와 같은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에서 그는 물리적인 층위의 표면 중에서 특히 판에 통합되는 여러 요소들의 조합을 통해 구체화 하고자 하였다.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평평한 바닥은 도시에서와 같이 자연스러운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하듯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판은 도시의 거리가 그러하듯 주요한 흐름에서 벽과 같은 요소로 시청각적 인식을 차단하지 않는다. 이는 미디어 테크가 기존 건물에서 나타나던 기능에 의한 실의 구분을 피함으로써 얻어진 결과이다.
 
‘.... 센다이에는 룸이라는 개념이 없다. 인간의 다양한 Activity는 기능이라고 하는 개념으로 추상화 되어 그것을 대응하는 공간 단위로서 룸을 규정한다...... 우리는 절대로 룸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행위를 일의적으로 규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2000제곱미터의 큐브를 도시의 일부와 같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도시의 가로가 그대로 연속해 있는 듯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도요 이토는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 의도한 정보에 접하는 행위가 단지 그것을 목적으로 하고 그것을 위하여 다른 행위들이 수반되는 것이 아니라, 도시 공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행위들 - 거닐거나, 구경하거나, 쉬거나, 혼자 생각하는 것과 같은 행위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가는 것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잠재적인 사건은 유동적인 흐름과 만나며 행위로 나타나게 되는데, 미디어 테크는 행위가 구분되지 않고 불확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장에서 사건은 하나의 행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건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그 의미가 증폭되는 불규칙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은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한 층이 열려 있음을 통해 그러한 행위의 엮임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과 통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는 도시 공간에서 그러하듯이 다양한 사건들이 자유롭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특이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쳐 겹쳐지면서 미디어 테크를 하나의 장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4.3. 도시에서의 장(field)의 개념
 
장(field)은 증식의 공간과 영향의 공간을 묘사한다. 그것은 어떠한 물질적 지점들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기능과 벡터 및 속도를 포함하고 있다. 그것은 신속함과 증식의 영역 혹은 질주하는 점들의 영역 내에서 국지적인 차이의 관계들을 서술한다. 한마디로 그것은 민코우스키가 ‘계’라 부르는 것이다
장(Field)은 독자적인 물체에 의해 정의 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실제로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기능)과 그것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방향과 속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실체와 바탕의 구분 없이 서로를 통하여 관계를 맺고 있는 시공간적인 조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장의 인식에 의해 도시는 연합적인 시나리오와 형상의 지속적인 다양화에 의해 성격 지어지는, 활발한 이동이 일어나며 연결되는 사건들이 변화하는 공간으로 규정된다.
도시 건축의 장이란 도시 건축의 비 물리적인 동인과 그것이 현실세계에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파악하기 위한 사고의 틀이며, 비 물리적인 동인을 정보의 흐름으로, 이것이 현상으로 드러나는 것을 사건의 발생으로 인식하며, 이러한 사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공간의 통합체적인 상태를 지칭한다. 이러한 장은 공통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반영하며 그것을 통해 사건이 일어나는 사건의 인프라스트럭처라는 특성을 가진다. 그리하여 상황적 건축으로서의 도시의 장은 개인과 실체가 일상생활의 행위를 가지는 공간과 장소를 구축하고 있는 것을 파악하며, 이러한 도시에서 장을 활성화 하는 역할을 하는 건축가는 사람의 행위가 사건으로 발생하는 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4.4. 튜브 (Tube)
그림5 에서는 수직으로 관통하는 여러 개의 요소-튜브로 변한다. 튜브는 각층 혹은 구조 체에 의해 나누어지는 내/외의 구분을 없애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 도요이토는 도시의 외부공간이 되는 건물을 상상하는 것이다.

 
도요 이토는 단면 스케치에서 살펴보듯이 처음에는 해초의 이미지를 본뜬 것에서 출발하였다. 이것은 물과 물의 흐름에 의해 움직이며 그것을 보여주는 유동체의 구도를 도시에서 생기는 정보의 흐림과 그 흐름을 받아들여서 표현하는 튜브를 통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튜브는 도요이토의 초기 단면 스케치에서 비롯된 추상화된 개념이 아닌 한의 적층과 관의 통합을 통한 변형으로 보여 진다.

‘튜브의 배치는 불규칙 하다. 모듈에 따른 그리드 상에 놓여 있지 않다. 당초 바닥 슬래브에 들어가는 리브는 격자상의 그리드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화의 과정에서 튜브 주변에서 리브는 방사상이 되었고, 복잡한 힘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패턴이 되었다. 이 사실은 공간의 유동성도 제시하고 있는 듯 생각된다. 이와 같이 Sendai Mediatheque에 있어서의 튜브의 특성은 철저하게 공간의 균질성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평면의 직교 격자의 규율을 외곡 함으로써 평면 및 공간상의 균질은 깨어지게 된다. 그렇게 깨어진 공간상의 균질은 공간의 중심을 해체하게 되고 경계 없는 하나의 장으로서, 리좀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평면에서의 사람의 동선은 튜브로 인해서 특별히 정해져 있는 순로를 따라가는 선형적인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매우 복잡한 선택의 가능성을 가지는 복합적인 것이 된다. 이러한 모습은 이전의 건물에서 나타나던 모습이라기보다 도시의 거리에서 나타나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의 위치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길을 선택하며, 그 속에서 경험의 가능성을 넓혀가게 된다.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 판은 각각 하나의 평탄한 면으로 행위를 일으키는 기본이 되면서 동시에 튜브를 통해 다른 층과의 물리적이거나 시각적인 혹은 인식적인 연결을 이루기도 한다. 각각의 튜브는 각층을 연결해 주며 동시에 투명함으로써 다른 층을 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준다. 각 판들은 튜브를 통해 시각적으로 소통되며 미디어 테크를 인식적인 것에서 좀 더 나아가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장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튜브의 비 물질성으로 인해 각 층은 무장애 공간(Barrier-free)이 되며 튜브는 비 균질한 간격으로 배열되어서 프로그램과 이용자의 불확정적 흐름을 담아낼 수 있다. 모든 공간 경계는 투명하며, 시선과 동선의 제약을 받지 않고 공간의 영역들을 점유한다.4.5. 행위의 생성과 장 (Field)
 
‘센다이 미디어 테크는 어디를 가도 되는 균질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 13개의 튜브가 들어감으로써, 여기에 또 한 번의 장이 생겨나게 된다. 실제로 튜브 안에는 빛이 떨어지거나 바람이 빠져나가거나 하게 되는데, 그러한 것에 따라서 숲 속에 있는 것과 같은 장이 생겨나게 된다. 다라서 균질한 공간 안에 여러 가지 장이 생겨나게 된다.’
도요 이토가 센다이 미디어 테크를 설명하면서 사용하는 도면 중 하나로 Gravity Condition이 있다.
이 도면은 A의 튜브부분과 B의 판으로 되어 가구가 놓여진 부분 사이에서 예상되는 인력의 관계를 그려 놓은 것인데, 미디어 테크에서 이것은 A-B-A-B-A의 순서로 교차하여 배치되어 있다. A부분은 건물의 구조를 이루는 설비, 계단 혹은 외기 등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성격을 통해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gravity)을 가지고 있으며, B부분은 그것을 축으로 놓여져 있는 가구나 시설들이 각자 필요한 행위를 담으면서 사람을 끌어들인다. A와 B의 힘은 독자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겹쳐지면서 건물전체를 다양한 인력이 작용 하는 하나의 장(field)으로 만든다.
각 프로그램을 대변하는 가구와 의자들이 탈 중심적으로 배열되어 프로그램 띠를 이루고 있고, 이 프로그램 띠는 주변의 병치된 공간과도 시각적으로 반영하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튜브의 불규칙적 배치로 인한 건축의 작동성이 최대한 억제 되어 불확정적 흐름을 만들고 띠의 프로그램은 흐름을 따라 다양한 행위들을 담는다. 2층 공간에는 기능의 중심 없이 흐름만이 존재한다.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기본 평면은 뚜렷한 경계 없이 오픈 플랜에 여러 공간들이 영역을 공유하며 중첩되어있다. 공간과 공간이 ‘접속’되면 제3의 성격을 가진 공간이 탄생하거나 중간적 성격의 행위가 발생한다. 5층 평면에는 Audio visual room, Studio A, Studio B, Recording room, Server room 등의 시청각적 미디어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들이 경계 없이 중첩되어 있다. 영역간의 경계가 모호한 미디어 기반의 기능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작용하지 않으며 사용자에 의해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소통한다.
영역간의 경계가 모호한 미디어 기반의 기능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며 사용자에 의해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소통한다.
특히 센다이 미디어 테크는 튜브를 통한 동선의 배치와 함께 프로그램의 배치에 의해 각 영역에서 독특한 장소를 형성한다. 각층의 전면부에는 도시를 조망하며 앉아서 쉴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의 벤치가 설치되어 있으며, 부가적으로 그 층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행사를 설명해 주는 안내 시스템이 배치되어있다.
 
4.6. 입면 (Facade)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커튼월은 구조적 부담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투명한 유리가 생선 몸을 감싸는 피막처럼 얇게 매달려 내부 공간을 덮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리 진공’의 용적은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면 없이 선 만으로만 구성되어있다. ‘극도의 ’투명성은 건물의 내 외부적 경계를 흐린다. 이는 도시와 건축 사이의 다양한 시각적 행위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즉, 내부 공간은 주변의 도시적 맥락을 여과 없이 담아내고 외부의 행위에 반응하며, 주변의 도시적 매트릭스는 건물 내부의 행위와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일체화된 건축-도시적 통합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도시구조의 장과 건축이 상호 관계를 형성하며 리좀 적 접속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작동한다.
입면은 내 외부에서 투영되는 여러 가지 사건과 환경의 변화는 도시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화들이 하나의 화면으로 겹쳐져 나타나고 있는 복잡한 영상과 같은 의미를 제공하고, 유리벽은 연속적으로 변화해가는 스크린과 같이 인식되며 이때 유리벽은 단순한 벽이 아니라 도시에서 미디어 테크로 접속하는 경계면, 즉 도시의 인터페이스와 같은 것이 된다. 도시 전체의 하나의 장으로 보았을 때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경계에서 얇은 막으로 나타나는 큰 위상의 정보 장을 도시 전체로 퍼트리는 투명성의 특징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5. Emerging Grid

5.1. 도요이토의 건축적 그리드 체계의 변형
모더니즘 건축언어를 자신의 태생적 한계이자 극복할 대상으로 여기는 그의 관점을 고려하여 볼 때 근대 그리드가 담고 있는 개념은 넘어서야할 근대 건축 디자인 어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앞서 4장에서 언급한 그리드의 변형을 통한 모더니즘 질서의 극복을 위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온다.
 
5.2. Emerging Grid 생성 프로세스
센다이 미디어 테크를 시작으로 도요이토는 근대그리드 체계의 변형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시작한다. 특히 2002년 Bruggwe Pavilion과 London에 지어진 2개의 파빌리온을 구상하는 단계서 그가 그린 다양한 구조 및 공간 다이어그램은 그의 이러한 생각을 반영한다. "How to make a box with no column? "을 기본으로 다양한 구조적 실험을 실시하게 되는데 여기서 Emerging Grid의 시작이 되는 다이어그램 모델을 볼 수 있다. 그가 제시한 다양한 구조의 형태중 유기체적인 기둥에 주목하여 보자.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 구현되었던 튜브와 같은 유기적 형태의 기둥들로 구현된 공간이 있다. 그러나 이전과 다른 점은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는 유기체적인 기둥인 튜브와 바닥 슬라브가 완전히 다른 언어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래 이미지에서 보이는 공간은 바닥과 기둥이 일체화가 되어 기둥 없는 박스형 공간을 만들고 있다. 아직 천장이 다른 언어로 분리되어 있지만 이는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의 구조 언어보다 개념적으로 한 단계 더 변형이 일어난 공간이다.

그러나 이 모델은 결과적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다양한 이유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간적으로 2가지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 기둥의 질서가 보이지 않는다. 땅이 솟아오른 것과 같은 형태의 기둥들은 지나치게 불규칙한 형태로 배치되었다. 즉 기둥들의 부피와 배치를 통제할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도요 이토는 프랑크 게리(Frank Owen Gehry) 와 그렉 린(Greg Lynn) 과 같은 전위적 형태의 공간을 구축하는 건축가들과는 달리 근대 건축 언어를 기반으로 현대사회에 맞는 새로운 건축언어를 만들어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일정한 질서에 의해 통제되지 않은 건축가 개인의 감성에 의존한 디자인은 그에게 맞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로 새로운 공간에 대한 정의의 부재다. 바닥이 수직적으로 상승하면서 구조의 역할을 수행하는 순간 바닥의 아래 부분에 새로운 공간이 생성된다. 즉 박스형 공간이 바닥면을 기준으로 2개의 공간으로 나뉘게 되는 것이다. 이 새로운 공간의 성격에 대한 정의와 기존의 공간과의 관계에 대해 명확한 견해가 없었다. 이 프로젝트가 기둥 없이 균질한 박스형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이 생겨난 것은 최초의 컨셉과 배치되는 개념이었기 때문에 순수한 구조해결방법으로 Brugge와 London Pavilion의 안이 선택되었다.
이후 미해결의 상태로 남아있던 2가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서 그리드 체계의 도입이 시도된다. 다양한 크기의 볼륨을 가지며 불규칙한 형태로 배치되었던 기둥 볼륨들은 그리드의 격자의 틀안에 삽입되면서 상호간의 관계를 갖는 질서를 갖게 된다. 디자이너의 판단에 의한 자유로운 기둥의 배치가 아니라 그리드의 규율 내에서 자체적으로 조정되는 새로운 질서를 갖는 매체를 만든 것이다. 또한 성격이 규정되지 않았던 기둥 및 바닥 하부 공간은 Emerging Grid 생성 프로세스를 통해서 기존의 공간과 같은 언어로 새롭게 정의된다. 즉 새로운 구조시스템이 만들어낸 잉여공간이 아닌 새로운 프로세스에 의해서 발생한 2개의 맞물린 공간으로서 기존의 공간과 위계상 같은 위치를 갖게 된다.
즉 근대 그리드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으로서 기둥 없는 공간을 구축하려 했던 도요 이토의 새로운 시도는 역설적으로 그리드체계를 통해 그 문제점을 해결한다. 센다이미디어 테크의 유기적 형태의 튜브를 거쳐 부르게 파빌리온과 런던 파빌리온의 구조와 외피의 통합을 시도로까지 이어진 일련의 근대의 그리드 체계에 대한 도전적 실험의 연속과정 속에서 그리드 체계를 활용한 새로운 디자인 매체로서 유동적이고 생성적인 가능성을 갖는 Emerging Grid가 만들어진 것이다.
 
5.2. 모듈 및 패턴의 조정과 공간의 생성
근대의 그리드가 가지던 엄격한 기하학적 모듈은 유연한 경계로 대체된다. 최초 수평한 그리드 격자에 원들을 내접하게 배치시킨 후 원들이 다양한 형태의 크기로 변화하는 변형 프로세스가 존재한다. 일정한 모듈 속에 내접한 원들이 마치 동물의 체세포와 같이 각기 다른 자신들만의 크기를 획득하게 되는 순간 기존의 논리 정연한 모듈체계는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원들이 외접하면서 유기체적인 부드러운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각각의 패턴들이 독립적인 변수로서 형태와 크기를 획득하였지만 그 볼륨들이 질서가 사라진 채 독립적으로 난립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맞닿은 외접의 상태로 에너지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존재한다. 즉 상호간의 긴장관계를 통해 각각의 독립적 볼륨들의 크기와 형태가 조율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Emerging Grid에서 모듈체계 자체가 파괴되었다고 보기보다는 유동성을 갖는 유연한 경계로서 대체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근대 그리드체계는 마치 건축물을 실제로 구축하듯이 차원을 확장시켜가면서 공간을 생성한다. 수평한 판에 가상의 격자가 그려진다. 데카르트의 직교좌표와 같은 객관화된 2차원 공간의 각 격자의 교점에 기둥들이 들어선다. 2차원의 메트릭스에 새로운 수직요소가 개입되면서 그리드는 3차원적인 공간을 만든다. 이렇게 근대 그리드 시스템은 평면상으로는 입방체, 공간상으로는 큐브가 하나의 모듈 또는 패턴으로서 x,y,z의 각기 다른 방향벡터를 쉽게 느낄 수 있는 기하학적 공간을 만들었다. 그러나 Emerging Grid에서는 이러한 패턴이 사라진다. 새로운 그리드체계에서는 더 이상 차원으로 공간요소를 구분할 수 없다. Emerging Grid에서 만들어진 공간은 순간적으로 생성된 볼륨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그림의 다이어그램을 통해 확인할수 있듯이 Emerging Grid의 공간은 차원의 순차적인 확장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공간 그 자체가 동시 다발적으로 생성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그리드 언어로서는 이 새로운 공간을 표현할 수 없다. 즉 볼륨이 그 자체로서 패턴을 만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Emerging Grid를 통한 도요 이토의 공간 생성 과정에서 보여지는 형태는 들뢰즈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생태적 관점에서의 창발적인 사건의 순간과 매우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5.3. 그리드 요소간의 관계의 재조정
근대 그리드체계의 단위격자에 내접하는 원이 만들어지는 순간 기존의 그리드에서 점으로 표현되던 격자의 교점은 면으로서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된다. 유클리드적 기하학으로 구현되던 근대 그리드의 수평판에서 격자의 교점은 수직요소인 기둥이 서는 자리로서 기호로 존재하였다. 판과 넓이를 갖지 않는 점의 차이는 근대 그리드체계에서 2차원적인 수평공간에서는 가장 근본적인 위상의 차이였다. 그러나 Emerging Grid에서 이러한 점이 면적을 갖게 되는 것은 그리드를 구성하는 두 요소간의 위계가 동등해짐을 의미한다.
Emerging Grid의 2차원 상기둥의 면적의 획득은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 부터 시작된 일련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Emerging Grid 생성 프로세스에서는 기둥내부의 공간과 주변 공간의 차이가 사라진다.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튜브내부의 공간의 수직적 흐름과 수평 슬라브에 의해 구획되는 정적인 수평적 공간으로 구분되는 서로 다른 공간 어휘의 진동이 만들어내는 유동성에 주목한 반면 Emerging Grid에서는 동일한 언어를 갖는 두 개의 공간에 관계에 초점을 둔다.

Emerging Grid에서 3차원상에서 곡면의 형태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새로운 패턴은 기둥내부의 공간과 주변 공간과의 관계를 계속적으로 역전시키면서 기존의 그리드가 내제하던 이분법적인 질서를 분해시킨다. 연속적으로 이어진 NURBS화된 면을 기준으로 나누어진 2개의 공간은 맞물린 형태로 동일한 공간어휘를 갖는다.
 
현대의 도시를 지배하고 있는 균질한 입체격자의 공간에 굴곡을 주어 변형함으로써 3차원곡면의 연속체가 되었다. 우리들은 이공간의 시스템을 Emerging Grid라고 부른다. 딱딱하고 인공적인 공간이 부드럽고 유동성을 가진 자연계의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우리들은 이미 여러 곳에서 3차원 곡면이 연속하는 지형 같은 지붕을 실현했다. 태중은 이러한 것을 입체적으로 발전시킨 Emerging Grid에 의한 구조체로 만들어진 프로젝트로 내부는 수직, 수평으로 무한히 연속하는 동굴 같은 공간으로 구성되어 모든 입면은 이 동굴상태의 공간의 절단면으로 표현되었다. Emerging Grid는 바닥, 벽, 지붕 이라는 건축을 성립시키는 기본요소를 용융하여 이들의 분절을 무효화 하는 새로운 건축의 구성 원리이다.
전시장에는 Emerging Grid를 기본으로 한 최신 프로젝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가 전시되어있다. 바닥, 벽도 가지지 않는 3차원 곡면의 연속에 의해 만들어진 살아있는 동굴 같은 공간은 생명력이 넘치고 사람들의 복잡하고 다양한 생활을 수용하는 편안함을 가진 것이다.

5.4. Emerging Grid 와 공간과의 관계
자기 자체를 위하기보다는 어떤 다른 것에 대한 기율 또는 참조의 틀로 존재하는 조정자의 역할로서 건축 디자인도구였던 그리드는 자율적인 볼륨을 획득함으로서 공간을 만드는 디자인 어휘 자체로 그 역할이 확대된다. 또한 노드와 주변장과의 위상의 역전이 만들어내는 연속된 흐름은 바닥이 벽이 되고, 벽이 천장이 되고, 다시 그 천장이 되는, 바닥이 되는 새로운 조형어휘와 공간질서로 내 외부의 경계를 모호하게 Blurring 하고 있다. 이러한 내외부의 진동은 하중을 지탱하는 벽의 물질성을 흐릿하게 만들며 벽을, 공간과 구분하는 얇은 막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Emerging Grid의 유기체적인 벽은 전체 공간을 구축하는 강력한 구조체계인 동시에 내부공간을 구분하고 연결하는 하나의 얇은 면으로도 읽혀지면서 동시에 textile적인 성격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호한 물질성을 갖는다. 즉 잠재적인 상황으로 시작한 생성의 과정이 현실로 넘어오면서 건축물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서로 관계를 맺음으로써 흐름을 만들어내고 우연적 계열성을 통해 작가의 근본사유를 포함하는 유동적인 공간 형태를 생성 시키고 있다.
 
6. 결론
본 연구에서 들뢰즈 철학에서 리좀, 감각, 사건, 매끄러운 공간에 대한 이론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그리고 도요이토 건축언어 Blurring Architecture를 바탕으로 센다이 미디어 테크와 Emerging Grid에서 찾을 수 있는 들뢰즈 철학에 대해 알아보았다.
먼저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는 Blurring Architecture실현을 위해 판, 튜브, 입면 세 가지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판의 개념에서 도시의 장의 개념을 도입하여 판에서의 잠재적인 사건이 불확정 적으로 타나날 수 있게 하였으며, 튜브를 사용하여 그리드 체계를 해체시킴으로써, 그리드 체계에 있어서 균질성을 파괴하여 중심성을 잃어버리는 탈경계의 리좀적 공간을 만들어내었다. 또한 투명한 유리재질의 튜브를 통해서 수평적 시각 뿐 아니라 수직적 시각 또한 연결되는 하나의 장을 만들면서 경험의 가능성을 넓혔다. 센다이 미디어 테크의 평면에 있어서도 실의 구분을 두지 않고, 뚜렷한 경계 없이 여러 공간들이 영역을 공유하며 중첩되면서 영역간의 경계가 모호한 미디어 기반의 기능들이 사용자에 의해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소통함을 알 수 있었고, 입면의 비 물질성으로 내 외부의 경계를 흐리게 하여 내부 공간은 주변의 도시적 맥락을 여과 없이 담아내고 외부의 행위에 반응하며 내부의 행위와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도시구조의 장과 건축이 상호 관계를 형성하며 리좀적 접속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센다이 미디어 테크는 ‘유리’라는 비 물질성 재료 사용과 그리드의 해체가 아닌 변형을 통한 위계해체를 통해서 생태성을 보이고 있었고, 도요이토 또한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 재료를 통한 Blurring Architecture의 한계점을 느낀 후 새로운 개념으로 도입하게 된 Emerging Grid 에서는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와는 다른 Blurring Architecture의 개념을 엿볼 수 있었다.
Emerging Grid 에서는 다른 현대 건축가들의 역설적 그리드 변형과는 다른 차원의 근대 그리드 체계와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속성과 특징들을 포함하고 있다. Emerging Grid는 볼륨으로서 공간을 만들고 조정하는 가변적이고 자율적인 영역간의 순간적인 생성과 우연적 계열성으로 인해 도요이토가 추구하고 있는 근본 사유인 다양한 유동성을 표현하고 있다. 도요이토에게 있어 유동적 공간이란 상대적 긴장감 속에서 非위계적 흐름을 가지는 중성적(neutral) 공간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환경의 흐름을 감지하고 반응하며, 그 흐름과 함께 변화하는 건축, 즉 내-외부, 그리고 경계가 모호한 건축을 겐트 뮤직 포럼과 타이충 오페라 하우스를 통해 실현하고 있다. 즉 Emerging Grid 는 사방으로 열린 체계로서 벽체를 사용한 구조 시스템의 폐쇄적 성격에 공간의 연속성을 강조를 통한 개방감을 부여하는 역설적 상황으로 위에서 언급한 들뢰즈 철학의 공간개념과 매우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근대 그리드 체계의 구성어휘를 근본적으로 바꾼 볼륨 어휘로 구축된 공간은 시스템, 공간 어휘, 입면 등을 새롭게 정의 내리면서 근대 건축공간과의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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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oyo Ito, "Blurring Architecture", Toyo Ito/Blurring Architecture, CHARTA
6. Toyo Ito , 근대를 넘는 ‘또 하나의 공간’, 신건축, 2001.3
7. Toyo Ito , 근작에 대하여 , 1998
8. Toyo Ito , 신건축 interview, 2006.11
9. 들뢰즈의 창조와 공간개념, 이지훈, 2008
10. 이토 토요의 센다이 미디어 테크를 통한 도시 건축의 장(場)에 관한 연구, 맹필수, 2004
11. Emerging Grid, 박현철, 2009
12. Toyo Ito, P.A Vol.15, 세계건축사, 1999
13. 이토 도요 건축의 공간구성에서 나타나는 ‘유동성’에 관한 연구, 한태권, 2003
14. Toyo Ito, Elcroquis 123 Toyo Ito 2001 2005
15. 들뢰즈 ‘사건’개념에 의한 디지털 공간 표현에 관한 연구, 박준홍, 2009
16. 혼성적 표현의 공간이미지화에 관한 연구, 김병주, 2007
17. 외피 구조를 통한 경계의 유연성 형성에 관한 연구, 최상기, 2010
 
<참고 사이트>
http://www.toyo-ito.co.jp/
http://www.tozai-as.or.jp/index.html
http://www.smt.city.sendai.jp
 
<사진 출처>
플리커 검색 - http://www.flickr.com/
센다이 미디어테크 - http://www.smt.city.sendai.jp
Toyo Ito, Elcroquis 123 Toyo Ito 20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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