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핀란드까지 건축여행기 6

기본카테고리 | 2015-09-06 오전 10:33:12 | 조회수 : 2030 | 공개


다음은 목표는 동경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요시오 타니구찌의 뮤지엄 건축이 위치한 동경 근교의 카사이 린카이 공원이다.
이 건물을 알게 된 것은 일본의 건축 계간지 '디테일' 을 탐독하면서였다. 여기에 실린 스틸 플랫바로 구성된 커튼월의 도면과 사진이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상단에 적힌 건물의 이름, View Plaza Rest House를  잊을 수 없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건물의 커튼월 디테일은 국내에서는 무척 이례적인 것으로, 이 건물이 지어진 지 십여년이 지난 시점에도 국내에서의 품질 보장은 힘들다는 이유로 프로젝트에 적용되지 못했다. 철강의 가공에 능숙한 일본만이 가능한 디테일일 것이다.
 
신간센과 기차를 갈아타고 공원에 도착했다. 평일 오전, 너른 공원에는 역시 인적이 드물었다. 해안가로 접근하면서 건물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투명하다는 느낌, 건물을 투과해서 바다 위 하늘이 보였다. 투명한 상자 안에는 조각과 같은 백색의 구조물이 보였다. 역설적이지만, 이 건물은 투명함이 그 존재감이었다.
 
건물을 지켜보고 있는데, 노란 점들이 램프를 따라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었다. 단체로 여행을 온 유치원생들이었다. 그들이 지상으로 내려오는 동안 눈을 뗼 수가 없었다. 사람이 풍경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 건축을 그것을 해 낼 수 있다는 것. 이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나 조차도 저 램프를 천천히 걸어 내려가게 되면, 이 건물을 구성하는 무한개의 풍경중 하나가 되어  광장을 걸어오는 또다른 이와 시각적인 교감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날의 교훈을 잊지 못하여, 몇년이 지난 후 내외부의 교감이 가능한 계단, 그리고 투명한 커튼월을 가진 교육시설을 하나 계획하였고 그대로 지어졌으나, 준공 직후 건축주는 남색의 필름으로 커튼월을 덮어버렸다.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싶은 것인가.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asai-Rinkai-Park_View_Plaza_Rest_Hous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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