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건축영화공부방
: 제51차 10월 프로그램 발표
2020년 WIDE건축영화공부방에서는 그동안 다루어왔던 건축가/건축물/도시 등 건축의 직접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일반적이고 다양한 건축의 주제를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건축이론, 역사, 혹은 환경이나 이념 등, 확장된 다양한 생각을 영화를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리라 믿습니다.
▣프로그램_콘크리트 스토리―조립식 건축의 역사 Concrete Stories│2015│감독: 로렌츠 핀다이센
2018년 1월 초, 서울 가양동 공공임대주택이 단 4일 만에 완성되었다는 뉴스가 세간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름 하여 ’서울 모듈러 행복주택‘인데, 각각 4층과 6층짜리 2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 부재를 70%정도 공장에서 만들어 와서 현장에선 주로 조립만 한다. 그동안 3층 이하에만 적용해 왔던 것을, 국내 처음으로 6층에 적용한 사례라고 하며, 향후 12층 이상에도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다. 층간 소음, 화재 안전성, 내진 성능까지 반영했다고 하지만 필자의 판단은, 글쎄···다! 과거에도 사실 이런 ‘조립식‘ 주거에 대한 관심과 시도는 많이 있었지만, 조인트 부분의 결로나 누수 등, 하자가 많아 만족도 면에서 늘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후난성 창사 시에선 19일 만에 57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이 완성되었다는 뉴스도 있었다. 비가 내린 날 등을 제외하면 실제 공사기간은 12일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부실의 대명사인 중국이라 불안하기만 하다. 다만 공사 관계자들은 내진 등 완벽한 주거조건을 갖추었다고 주장하는데···. 사회주의 국가들은 과거 대부분 이런 조립식 아파트를 많이 사용해 왔다. 전후戰後 부족한 주거문제를 빠른 속도로 해결해 나간다는 면에서, 그리고 빈부의 격차를 느낄 수 없는 동일한 주거형식이라는 점에서 조립식 아파트는 아마 좋은 대안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 〈콘크리트 스토리〉는 주로 프랑스, 체코, 독일을 배경으로 한다. 전후 유럽은 주택의 공급이 정말 시급했다. 당시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던 방식에 비하면, 조립식 주택은 정말 훌륭한 대안이었다. 자동차 조립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생산방식. 부재는 한 시간에 아파트 한 채, 조립은 하루에 두 채라니 과연 대량생산이란 표현이 맞겠다.
프랑스는 어마어마한 쿠르티예르 단지가 소개된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 인종적인 차별이 삶에 미쳤던 각자의 기억을 토해 놓는다. 체코는 사회주의 시절에 지어진 조립식 아파트가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한다. 1967년~1982년, 도시 아래 매장된 갈탄 채취를 위해 도시 모스트의 수많은 건축물들을 폭파하고, 그 위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패널로 아파트 단지를 재건한다. 독일은 동서독이 통일되면서 부란덴부르크문 근처 옛 동독의 조립식 아파트가 관광객을 받는다. 당연히 거주민들에겐 불만스런 부분이 많다. 밤늦게 돌아다니고, 승강기에서 담배를 피우고···. 하지만 건물주 입장에선 수입이 늘어나니 결국 재건축을 결정하기에 이른다. 당연히 임차인들에 대한 처리 문제가 발생한다.
“조립식주택이 우리를 평등하게 만들었냐고요?” “그렇지 않아요.” “사람들은 각자 자기 취향에 맞게 살아요.”
주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동서 냉전 시기, 공공주택과 연결된 삶의 기억과 조립식 건축기술에 대한 사용자들의 솔직한 평은 이 건축영화의 소중한 가치이다.
(글. 강병국 건축가)
일시
2020년 10월 7일(수) 7:00pm
장소
이건하우스(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1)
방장
강병국(간향클럽 기획자문, WIDE건축 대표)
신청 예약 방법
네이버카페 〈와이드AR〉 WIDE건축영화공부방 게시판에 각 차수별 프로그램 예고 후 선착순 접수
주최
간향클럽, 미디어랩&커뮤니티
주관
WIDE건축, 와이드AR
후원
이건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