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2009~2012)의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바탕으로 알아본 건축가의 자세

기본카테고리 | 2012-03-22 오전 11:32:03 | 조회수 : 5969 | 공개

Pritzker Architecture Prize
프리츠커 건축상
 
프리츠커 건축상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권위의 건축상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이 상은 인류와 삶의 환경에 기여를 하고 있는 건축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생존한 건축가를 대상으로 미래에 대한 혁신, 사회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일관된 건축철학이 주된 평가기준이 된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건축상인 만큼,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10만달러의 상금을 제외하고도 이후 건축계에서 그 작가나 그가 활동하는 국가에 대한 인식과 위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 세계 건축가들의 주목을 받는다.
대부분의 수상자들은 60대 이상의 건축가인데, 이들은 대부분 하나의 건축적 가치를 평생토록 추구해 왔으며 그들에게 이 상의 수상은 이러한 평생에 걸친 일관적인 작업이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비교적 젊은 50대 초반경에 받는 건축가는 주로 디자인의 혁신적인 측면 또는 미래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은 작가들이다.
 
다음에 소개할 2009년~2012년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들도 모두 자신만의 일관된 건축적 가치를 가지고 오랜기간 작업을 진행해온 사람들이다. 그들의 대표적인 작품을 한가지씩 소개함과 동시에 그들의 건축관을 함께 언급하고자 한다.
 
왕슈(Wang Shu, 2012)
 

왕슈는 국제적인 활동경력은 물론 외국 유학경험도 없는 토종 건축가이다. 게다가 중국에서도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가 아닌 항저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가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국제적으로 보면 거의 무명과 다름없는 건축가인 것이다.
왕슈는 재료에 담긴 의미를 중요시하며 거기에 담긴 사람들의 기억, 경험, 향수를 비롯한 수많은 감정을 건축가가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왕슈의 대표적인 작품은 닝보역사박물관이다. 그의 건축물에서는 전체적으로 중국의 지역색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 이유는 재료에서 찾을 수 있는데, 특히 이 닝보역사박물관을 지을 때 그는 폐건축자재를 가져다가 사용하였다. 기존의 건물에서 나온 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다는 그의 건축관에 따른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산업화,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지금 중국은 건축이 과거의 전통에 기반을 둘 것인지 미래지향적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이런 중국에서 왕슈는 그 지역의 맥락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면서도 보편적인 설득력을 지니고 있어서 중국 현대건축의 방향을 제시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에두아르도 소투 드 모우라 (Eduardo Souto de Moura, 2011)
 
포르투갈 출신의 건축가인 모우라는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가장 염두에 두는 건축가이다.
그는 주변과의 조화를 추구하면서도 건축적인 전통을 전하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 지역의 지역적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음으로써 그곳에 있어왔던 전통을 현재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전통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시대성이 살아있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 방법의 하나로 미니멀리즘의 표현방식을 사용함으로써 현대적인 표현의 범위를 확장시키기도 하였다. 최근의 건축경향을 보면 기능과 멋 뿐만 아니라 건물의 환경과 에너지 효율 등이 강조되고 완공 이후 실시되는 환경영향평가도 건물의 평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우라의 프리츠커상 수상 역시 이러한 최근의 건축경향이 주변환경과의 조화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세지마 가즈요 (Sejima Kazuyo, 2010)
 

세지마 카즈요는 ‘인간의 지각과 경험’이라는 지극히 추상적인 개념을 프로그램화 하여 새로운 ‘장소’를 만들어내는 건축가이다. 세지마는 프로그램-다이어그램의 순서로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것은 모두 구체적인 형태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이런 작업을 통해 나온 결과물들은 그만큼 추상적인 개념에서 도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지마의 형태적 특징은 유연한 경계이다. 물성이 없는듯한 균일하고 가벼운 느낌은 모든 재료의 두께를 동일하게 함으로써 실현된다. 유리는 투과와 반사를 동시에 하는 물질이기에 분명히 경계를 만들지만 주변환경을 투과함으로써 어우러지고, 주변을 고스란히 반사함으로써 시선을 잡아끈다. 그리고 내부의 움직임을 살짝 보여주어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니시자와 류에(사진왼쪽)과 오랜기간 공동작업을 해오면서 세지마의 여성적인 세심함과 니시자와의 대담성과 직설화법이 어우러져 독특한 건축언어를 만들어내는데, 2010년 프리츠커상의 수상에 이 부분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고 한다.
왼쪽의 사진은 가장 최근의 작품인 일본 가나자와에 위치한 ‘21세기 미술관’이다. 세지마는 항상 건물을 짓기보다는 사람들이 쉽게 쉬어갈 수 있는 공원과 같은 공간을 만들고자 하였다. 그런 세지마의 건축관이 잘 나타난 것이 이 건축물이다.
대부분 미술관이 숲이나 공원안에 세워져 있어서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사실에 흥미를 가지고 도심 중앙에 높이가 낮은 건물을 만들어 편하게 들러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피터 줌터(Peter Zumthor, 2009)
 

피터 줌터는 스위스 출신의 건축가이다. 줌터의 건축은 항상 인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건축이란 건축물 안에서 이루어지는 삶의 활동을 위한 배경을 제시하는 것이고, 그것을 아우르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게 그의 건축관이다.
그는 인간이 건축물 안에 들어갔을 때 신체기관을 통해서 느껴지는 느낌, 경험, 기억을 중요시하며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디자인으로 표현해낸다. 하지만 이러한 감각은 주관적으로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경험을 이미지화하고 그것을 공동의 감정으로 이끌어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의 표현적 특징은 재료의 사용과 구조, 그리고 빛에있다. 건물에 사용되는 재료는 주로 그 지역에서 나는 것을 사용하는데, 다양한 소재들을 소재 고유의 특징을 잘 살려서 사용해낸다. 다양한 재료의 사용으로 구조적인 해결을 이끌어내고 그 공간의 특징을 극대화하도록 빛을 사용한다.
.왼쪽 그림의 건물은 1996년도에 스위스 발스(Vals)에 지어진 발스 온천(Thermal Bath Vals)이다.
건물의 외벽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대리석 판을 외장재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가로로 쌓아올렸다. 이는 구조적인 안정감과 동시에 줌터 자신만의 건축적 재료이용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외부에  고스란히 드러난 퇴적층은 오랜기간 온천수는 항상 그곳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두번째 사진은 내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수직으로 떨어지는 빛은 구조와 재료를 사용해서 빛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건축가(Architect)란?
내가 생각하는 건축가란 인간을 사랑하고 관찰하는 디자이너이다.
개인적으로 모든 건축은 인간에게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건축이 이루어진 것은 사람을 외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였고 그 이후의 모든 과정에서 중심은 인간이었다. 당연한 것이, 건축물을 사용하는 사람은 인간이다. 그러므로 인간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모두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한다. 산업디자인의 경우 사람이 가장 그 물건을 잘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디자인을 하고, 패션디자이너는 사람이 입는 옷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디자인을 한다. 하지만 그 범위의 측면에서 건축가는 사뭇 다르다. 건축가는 그 모든 다른 디자이너들을 모두 포괄한다. 사람이 입고, 자고, 먹고, 쉬는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그 행동에 맞는 공간을 창조해 내는 것이 건축가이다. 이 작업은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 없이는 하기 힘든 것이다. 애정이 있어야만 더욱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고 그에따라 적절한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주관적인 생각이나 주장, 상징성 등을 건물에 큰 비중을 두고 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건물을 지을 때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도록 짓는다던가 하는 것은 재미는 있지만 바람직하지 않다. 건물을 일회용 물건이 아니다.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상징성과 주장을 위해서 인간의 편리를 침해한다면 그 건물을 오래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몇 없을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주관적인 생각과 주장은 건축관과는 다른 의미이다. 건축관은 건축가의 작업 기저에 항상 깔려있는 것이지 억지로 그것을 건축물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오랜기간 하나의 철학을 밀고나간다면 억지로 드러내고자 하지 않아도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작품에서 그 사람의 건축관이 나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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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
zptloves   2012-03-26 19:25 [ Modify ]  [ Delete ]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