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개발, 관국지광(觀國之光) 참 뜻 살려야 ( 제일일보 서창원 칼럼)

울산문화 칼럼 | 2015-12-23 오후 10:41:18 | 조회수 : 1885 | 공개

 
                                    관광개발, 관국지광(觀國之光) 참 뜻 살려야



    지자체마다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아래 관광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에 따라 이해관계를 가지는 지역주민의 뜻과는 다르게 부동산가격이나 물가만 치솟게 해 원래의 목적과 달리 오히려 부정적 효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관광개발은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끼치기 마련인데 그 결과가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관광지에서 일어나는 관광 동향을 살펴보면 동일 업종에 종사하는 지역주민들끼리 과당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이른바 관광 부조리가 발생하기도 하고 주민간의 이해대립은 물론, 인간관계 및 지역사회의 갈등과 파괴라는 부정적인 결과까지 초래하기도 한다.

   웬만한 국토개발의 이면에는 관광개발이라는 구실이 덧씌워져 있다. 따라서 이렇게 부동산적 가치에만 치중한 관광개발은 관주도형 개발재원과 전문가의 자질부족 그리고 개발 후 운영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개발사업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관광개발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점은 당초부터 내재해 있던 경우가 많다. 즉 관광사업을 추진하다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그 대부분인데 그것들이 좋지 못한 경제적 효과나 사회개발 효과를 가져와 결국엔 주변 생활환경을 악화시키고 관광자원을 파괴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오늘날 행해지고 있는 관광개발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종합적 지역개발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입안 단계에서부터 종합적 검토와 장기적 안목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관광개발계획 그 자체가 잘못 설정된 것이었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에 실패하고 종래는 관광개발 자체도 실패로 끝나 지역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사례가 있었다. 이런 유형이 바로 지역 관광개발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관광개발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더라도 기대되는 경제효과가 확실하면 관광사업자들은 자연파괴 쯤은 개의치 않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자연을 그대로 두었을 때 누릴 수 있는 잠재적 가치와 서로 비교 검토할 필요가 있다.
   관광개발지구로 지정되면 기존 주민에게 개발 보상이라는 당근을 제공하며 삶의 터전에서 내쫓고 그 자리에 개발이익에만 급급한 외지 자본가가 들어와 설치는 행태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 관광개발이 아니다. 관광개발행위의 핵심이 곧 토목 건설공사라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관광의 주요 구성원인 주민의 삶과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관광개발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잠재력을 활용한 관광개발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각 지자체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이유는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차지하는 비중과 지역의 개성을 살리는데 관광만큼 매력적인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관광개발을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연구가 함께 곁들여져야 한다.

    지금까지 있었던 지역관광개발의 문제점을 살펴볼 때 그 대안으로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보전하고 지역의 가치도 동시에 창조해 나간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 대규모 민간자본과 공공예산이 투자되는 토목 건축시설보다는 지역주민과 지역자본이 주체가 되고,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는 관광 소프트웨어와 체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 동시에 관광사업의 목적에 맞는 개발 주제를 설정해야 하며,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관광수요를 발생시켜 공간적으로는 마을단위의 관광개발이 이루어지고 지역차원에서는 주변의 관광지를 서로 연계할 수 있도록 지역관광시스템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

    지방화시대에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원확보방안, 개발과정에 있어서 주민참여의 확대, 개발주제의 설정방법, 상품개발 및 관광홍보 방안에 이르는 통합적 관광 행정지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지역의 역사 문화와 전통, 풍물,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식생활과 같은 관광자원을 지역주민과 함께 다듬고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관광의 진정한 의미로 유래된 동양의 고전 주역에서 따온 말인 ‘관국지광(觀國之光)’ 즉 ‘그 나라, 그 지역의 빛을 살펴보다’는 의미를 실현시키는 일이며, 그 빛(光)은 우리가 소중히 해야 할 문화와 역사, 자연환경임이 분명하다 할 것이다.

  서 창 원 울산지역홍보연구소장


 ( 울산 제일일보 2010. 5.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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