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공공도서관 인간의 지혜와 정보를 담고 후대에 널리 지식을 전해주는 공간

논단 | 2015-04-09 오전 9:05:36 | 조회수 : 2214 | 공개





모든 사람을 위해 열린 공공도서관, 인간의 지혜와 정보를 담고 후대에 널리 알려주는 지식의 보고로 거듭나
김용삼 에이앤뉴스 편집국장, 문화평론가
 
지식의 보고이자 세상에 대한 지혜를 배워가는 곳으로서 도서관은 그 커다란 존재 가치를 가진다. 인간이 이룩해 놓은 수많은 역사가 고스란히 도서관 속에 빼곡히 숨 쉬고 있고, 그것을 통해 인류는 현재를 헤쳐 나가고 미래를 개척하는 힘의 원천을 충족하게 된다.
과거의 도서관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 왕족이나 귀족 등 상류층의 소유물이나 사원과 대학 내에로 설치된 것이 대부분이다. 메소포타미아의 궁정도서관, 이집트의 사원도서관, 중세유럽의 수도원도서관과 대학도서관, 르세상스 시대의 개인도서관과 바티칸도서관, 왕실도서관, 시립도서관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리스가 BC 330년경 아테네시민을 위한 공공도서관을 건립하여 운영하기도 하였고 로마 역시 BC 37년 공공도서관을 건립해 학자들에게 공개하기도 하였다. 이후 18~19세기 시민혁명기를 거치면서 일반 시민들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활자인쇄술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도서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중산계급의 부흥과 도시상업의 발달에 따라 도서관이 점차 널리 확대되기 시작한다. 에딘버그의 대출도서관은 대중을 위한 근대적 도서관의 시초가 되었고, 루이 11세가 창설한 왕실도서관으로 처음 출발한 프랑스국립도서관은 프랑스혁명 이후에 명칭을 개칭하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도서관이란 지위를 얻게 된다. 미국은 1731년 필라델피아 도서관조합이라는 회원조직의 도서관이 설립되었고 1837년 보스톤 도서관을 중심으로 공공도서관 설립이 확산되게 된다. 국립도서관, 개인도서관, 연구도서관, 공공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어린이도서관, 작은도서관, 전문도서관 등의 방식으로 널리 확장되기 시작했다. 독일 역시 1850년 베를린에 처음으로 4개의 공공도서관이 개관되었으며, 1889년 도서관 설립운동에 따라 전국적으로 널리 도서관 설립이 확산되었다.
우리의 도서관은 고구려 경당이 최초의 도서관으로 전해지고 있고 고려시대의 서경에 설치된 수서원은 서적의 수집과 보존, 정리를 담당하는 최초의 도서관으로 기록된다. 조선시대 역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집현전과 규장각이 학자와 학문 연구기관, 언론기관 및 도서관의 기능을 맡게 된다. 조선시대 사고 역시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된 조선왕조실록을 안전하게 보관하던 곳이었고 선비들은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있던 서원과 향교에서 책을 구해 볼 수 있었다. 근대에 이르러 일제치하인 1906년 서울에 최초의 공공도서관격인 대한도서관을 설립하고자 건립운동을 시작하였지만 조선총독부에 의해 10만여권의 장서가 몰수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1906년 평양에 세워진 대동서관은 국내 최초의 사립공공도서관으로 무료입장이 가능했다.
현대에 이르러 도서관은 연구와 학술협력을 위한 지식의 산실이자, 교육, 문화의 공간으로, 지역단위에서는 마을 사랑방과 문화센터의 기능을 수용하며 점차 그 공공적, 문화적 의미를 넓혀가고 있다. 도서관의 건축디자인 역시 건축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다양한 형태로 건립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
새로운 도시적 삶의 중심공간으로서 작용하는 정보의 산실, 시애틀 중앙도서관(Seattle Public Library)
시애틀중앙도서관은 과거와 현재의 미디어를 한데 묶어내고 정보의 산실로서 다시 태어난 뛰어난 건축적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지난 1998년 시애틀시는 변화하는 시대에 걸 맞는 신기술, 과학, 도서 등을 구비한 차세대 중앙도서관을 세우고자 계획하였다. ‘모두를 위한 도서관 기금운동’을 통해 추진된 도서관 재건축프로그램은 다음 세대를 위한 진지한 고민이자 시민들의 자발적인 투자로 점차 가시화되기 시작한다.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회사인 OMA와 LMN Architects가 공동 작업하였다. 철골과 유리로 만들어진 독특한 외관과 내부의 도서들이 연속된 램프에 배치된 동선 처리,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내부 공간 등으로 가히 도서관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내부면적 362,987㎡에 4,644톤의 철강을 사용한 이 미래지향적 건축물은 전형적인 미국식 고층건물에서 벗어나 섬세하면서도 상호관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건물의 경사면을 따라 원하는 장소에 알맞은 빛을 제공하고 그 경사진 면을 통해 도심의 다채로운 풍경들이 다이내믹하게 엮여진다. 총 11개 층으로 구성된 도서관은 기존 도서관보다 50만권의 책을 소장하게 되었다. 내부는 열람실, 서가, 이벤트홀, 미팅룸, 휴게공간, 리빙룸, 독서실, 강당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며 맨 상층인 11층은 관장실과 회의실, 직원들을 위한 식당으로 활용된다. 설계 및 사진 제공_ OMA(렘쿨하스) & LMN Architects
시간, 법, 숫자, 문자의 탑을 구현한 프랑스국립도서관(The National Library of France)
프랑스국립도서관은 파리를 21세기의 알렉산드리아로 만들고자 한 꿈의 도서관이자, 유럽의 도서관 중 가장 훌륭한 도서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찍이 왕실도서관으로 출발한 이 도서관은 1988년 혁명 기념일에 맞추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확장하겠다는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그랑 프로제의 일환에 따라 진행되었다. 디자인은 마치 펼쳐진 책을 형상화한 건물 모양이 특징적이다. 각각 시간의 탑, 법의 탑, 숫자의 탑, 문자의 탑으로 불리는 ㄱ자형의 4개 건물은 22층 규몰 대개 연구용도로 활용된다. 그 가운데 인공의 숲을 형상화한 중정과 1200만 권의 서적과 지하에 35,000석의 열람실을 갖춘 공간으로 구성된다. ㅁ자 형태의 중정은 오크나무숲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내부 이용객들에게 기분 좋은 녹색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이 커다란 숲은 공기와 바람의 순환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한편 프랑스 국립도서관에는 지난 2011년 대여형식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서적이 이곳에 보관되어 있었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현재 이곳에 보관되어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설계 및 사진 제공_ Dominique Perrault Architecture
신비로운 책장을 여는 듯한 감성도서관, 국립세종도서관
지방 최초의 국립중앙도서관의 분관으로 계획된 국립세종도서관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에 연면적 2만1077㎡로 내부에는 어린이도서관, 일반도서관, 교육지원시설, 총 600여만 권을 보관할 서고 등을 갖추고 있다. 국립세종도서관을 무엇보다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아날로그 형태에 디지털을 수용하고 인간의 감성까지 담아내고자 한 점을 꼽을 수 있다. 마치 인류의 지혜가 담긴 신비로운 책의 첫 장을 열어가듯 양옆으로 살포시 들어 올린 지붕의 상승곡선은 부드러우면서도 날렵한 한국적 조형미를 담아낸 최고의 감성도서관(Emotion Library)이라 칭해진다. 하얀 책장의 청량함을 은은하게 반사하듯 석재패널과 트리플로이 삼중유리 등으로 마감된 외벽의 고운 빛깔은 멀리서 바라볼 때면 시선을 집중시키는 묘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국립세종도서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숨어 있는 요소는 건축물 에너지 효율인증 1등급 도서관의 면모를 유감없이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 절감을 위해 여러 가지 기술제안이 시도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립세종도서관은 여성, 고령자, 장애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편리하고 안전한 건물계획으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예비인증 1등급을 획득하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다중 공공이용시설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충족시키고 있다. 이러한 세종도서관의 뛰어난 면모로 인해 세계 3대 디자인상 중의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상의 본상을 수상하며 2013년엔 디자인붐에서 선정한 올해의 도서관 Top10 안에 들기도 하였다.
설계_ 삼우종합건축, 사진/ 에이앤뉴스 양우상
돔과 아치의 연속성을 갖는 타마예술대학 도서관(Tama Art University Library)
일본 도쿄 타마예술대학 내에 위치한 도서관은 전체 볼륨을 지하에 위치시켜 동굴을 닮은 공간으로 계획되었지만 이러한 제안이 불가능함에 따라 지하공간에서 지상으로 볼륨을 빼내어 연속적인 돔 형태를 갖는 공간으로 디자인되었다. 그리고 볼륨은 점차 다듬어지고 구조물이 현재의 돔과 아치를 갖는 건축구조로 탄생된 것이다. 저마다의 아치들은 다른 각도의 부드러운 곡면을 띠며 연속적인 아치 곡면은 정사각형 및 삼각형 블록 안으로 공간을 통합시킨다. 건물 내외부의 공간적 연속성으로 인해 건물은 마치 대지로부터 솟구치는 자연적 에너지를 갖게 된다.
설계 및 자료제공_ Toyo Ito & Associates, Architects 사진_ Higuro Photographic Institute
자유로운 선과 매스에 살아 숨 쉬는 달콤한 공간, 체코 프라하 국립도서관
영국 퓨처시스템스 건축사사무소에 의해 디자인된 프라하 국립도서관은 머물고 싶은 도서관이란 콘셉트로 프라하의 도시 풍경을 다양한 시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얀색의 무광택 대리석 플랫폼 위에 아늑하게 자리를 틀고 있는 건물은 거울로 마감된 스테인리스 스틸 입면부가 주변 가장자리보다 높아 다양한 각도의 건물 모습을 비추게 된다. 다소 삼차원적인 도서관은 볼륨을 최소화하고 주변에 있는 나무들 너머까지 조망을 확장시킬 수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건물 외피는 샴페인 빛깔의 산화 피막처리 알루미늄 타일로 처리한 것으로 아래에서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차츰 옅어지며 건물 곳곳에 마련된 원형의 유리창으로 싱그러운 자연광이 넉넉하게 유입된다. 건물 내부 특징으로는 꼭대기 층의 전망대와 프라하 시내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 안락하고 화사한 분위기의 열람실, 거리와 공원에서 경사로와 계단을 통해 공공영역으로 이어지는 1층 높이가 방문객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설계 및 사진제공_ Future systems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서관의 면모, 캐나다 휘슬러 공공도서관
캐나다 휘슬러 마을에 자리한 이 도서관은 연면적 1,347㎡로 지속가능한 시설로 설계된 특별한 도서관이다. 친환경 건물 인증프로그램인 리드 실버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지붕은 그린루프 형식으로 처리되어 단열성능을 높였고 자연 발생 에너지를 냉난방과 온수 공급에 필요한 에너지의 70%를 해결한 제로 에너지 하우스의 모범적인 도서관이다. 창문과 배기구 역시 계절별로 고려해 창을 냈고 도서관의 바닥 곳곳에 20cm의 배기구를 설치해 지열이 도서관으로 유입되도록 한다. 사진_ 에이앤뉴스
책을 읽고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 평택 시립 장당도서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764㎡ 규모로 평택 장당동에 들어선 평택시립장당도서관은 공원 속에서 책을 읽는 공간으로 정림건축에서 설계한 도서관이다. 주변 공원을 연결하는 도서관 위 Book Play Park를 주제로 도서관에서 자연으로, 자연에서 도서관으로 열린 독서공간을 디자인 개념으로 건립되었다. 특히 2층에서 바로 연결되는 야외 테라스는 자연과 통하는 열린 공간으로 이용객들에게 특별한 휴식을 제공한다. 2층 테라스로 연결되는 옥외 계단 역시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이자 야외영화를 만끽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도서관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내부에는 총 20,000여권의 신간도서와 1,300여점의 비 도서를 비치하고 있다. 사진_ 에이앤뉴스
지역사회에 주민복합센터의 기능을 함유한 도곡정보문화도서관
빼곡한 아파트 밀집주거군으로 둘러싸인 도심지에서 문화센터와 정보도서관의 기능이 날로 중시되고 있다. 정보문화도서관은 지역의 터전에서 깊숙이 파고들어 지역주민의 문화 향수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커뮤니티의 장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렇기에 대규모의 정보문화시설보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복합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모습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밀착형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연면적 9,976.63㎡에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로 도서관련 시설을 비롯하여 주민센터, 문화체육시설을 두루 포함하며 제법 규모 있고 알찬 기능을 수용하고 있다.
설계_ (주)원양건축사사무소 사진_ 에이앤뉴스
최초의 음악공공도서관인 파주 가람도서관
파주시 운정동에 자리 잡은 가람도서관은 신도시 입주민의 정보와 문화 교육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특화된 도서관이다. 경사진 지형을 활용하여 레벨로 지하층으로 낮춘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에 연면적 3,861.72㎡로 계획되었으며 국내 최초의 음악 공공도서관의 성격을 띤다. 내부에는 음악당,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 문화강연실 등을 갖추고 총 4600여 점의 음악서적 및 자료와 1만6900여 권의 도서자료를 구비하고 있다. 도서관 한 켠에 마련된 솔가람 아트홀은 300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공연장을 갖추고 듣고 느끼는 도서관이라는 개념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도서관 내 음악당인 솔가람 아트홀은 300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공연장으로 고른 시야를 확보한 객석과 실내악, 독주 및 합창에 적합한 최상의 건축음향을 갖춰 연주자들이 최상의 상태로 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_ 에이앤뉴스
그 이외에 천문우주관을 설치한 의정부과학도서관과 성남 중원 어린이도서관, 한옥도서관으로 계획된 안산 관산도서관, 인문학을 특성화시킨 군포 중앙도서관과 안성 보개도서관 등 전문도서관이 만들어져 지역 내의 새로운 복합문화 증진의 산실로 운영되고 있다. 이제 도서관은 과거에 단순히 책을 보관하던 도서관의 기능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점차 정보의 보고이자 첨단 건축기술의 실험장이 되고 있는 현대 도서관은 건축가의 창의성과 접목되면서 시민과 함께 하는 복합공간이자 겉과 속이 알찬 지능형 도서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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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
tk   2015-04-22 07:35 [ Modify ]  [ Delete ]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