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출판과 표절로 인한 논문의 철회

연구 소식 | 2016-08-26 오후 1:16:38 | 조회수 : 1909 | 공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논문 철회는 논문 출판 과정에서 꽤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신입 연구자들에게는 낯설게 여겨질 수 있으며, 그 원인은 다양합니다. 첫번째 원인은 기만행위와 비윤리적인 행위이며, 앤드류 웨이크필드의 사례를 예를 들 수 있습니다(영국의 소아위장병의사인 앤드류 웨이크필드 박사는 1998년 홍역백신과 자폐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연구 진행 중, 자폐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결과를 왜곡할 만한 의료행위를 했었고, 이에 대한 사전 동의도 받지 않았음이 밝혀졌습니다).



 
 
물론 이런 일이 항상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자료를 조작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논문을 중복 투고하거나 표절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논문에 제시된 데이터를 인용 없이 다른 논문에도 쓰는 것입니다. 리트랙션 와치(Retraction Watch)라는 유명한 블로그는 논문 철회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데, 최근 이러한 비윤리적 행위의 다섯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첫번째 사례는 2014년 열대의학연보(Annals of Tropical Medicine)과 공중보건 저널(Public Health)에 게재되었다가, 2016년 1월에 철회된 논문입니다. 전체 내용을 2013년에 국제 독성학 저널(Toxicology International)에 게재된 내용을 그대로 옮겨 썼기 때문입니다. 2013년 논문의 저자들은 2014년 논문의 저자들이 인도 우타르 프라데쉬 지역의 같은 병원에서 근무했던 주니어 동료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2014년 논문의 저자들은 원저자의 허락도 받지 않고, 원저자를 인용하지도 않은 채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가 결국 논문 표절 사유로 철회되었습니다.
 
이 블로그에 제시된 두 번째 사례도 동일한 경우입니다. 즉, 원 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인용 표기 없이 내용과 데이터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철회된 논문은 2012년 약학저널(Journal of Pharmacy)와 바이오얼라이드 사이언스(Bioallied Sciences)지에 발표되었으며 표절이 알려진 것은 2015년입니다. 편집자들은 표절된 내용이 광범위하고 다른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습니다. 
 
표절의 강도가 조금 약한 경우도 있습니다. 2012년에 4명의 저자가 인도 치과보철학회(Indian Prosthodontic Society)에 논문을 발표했는데, 2년 후인 2008년, 유럽저널(European Journal)에 게재된 논문 전체를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경우 앞의 사례와 달리 문장을 변환하였고, 논지도 약간 다르긴 했지만, 궁극적으로 데이터와 기본 아이디어는 명백히 전체 논문을 표절한 것이었습니다. 저자들이 문장을 재구성하여 표절 사실을 숨기려 한 것입니다.
 
다음 사례는 저널 논문이 아닌, 책의 한 챕터가 문제가 된 경우이며, 단일 소스가 아니라 복수의 소스로부터 표절이 이루어진 사례입니다. 문제가 된 것은 2013년에 간행된 Sleepiness and Human Impact Assessment라는 책의 “Psychiatric Disorders”라는 챕터입니다. 이 챕터는 이전에 발간된 네 명의 각각 다른 저자 논문의 데이터와 내용을 인용 없이 상당량 가져왔습니다. 철회된 챕터의 저자들은 의도적 표절이 아닌, 인용 부호를 상당수 빠트렸다고 해명했습니다.
 
마지막 사례는 자기표절입니다. 이는 저자가 자신의 연구를 두 개 이상의 저널에 제출할 때 발생합니다. 이는 원래 출간된 저널의 저작권을 위반하는 것으로 관련 분야의 학술적 근거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저명한 저널은 논문의 내용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을 다른 출판물에 발표할 수 없다는 정책들을 갖고 있습니다. 리트랙션 와치에 제시된 사례를 보면, 해당 논문의 저자는 연구의 많은 부분을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다른 논문에 동일하게 발표하였습니다. 물론 나중에 발표된 논문은 표절 사유로 철회되었습니다.
 
많은 경우 표절과 같은 비윤리적 행위는 연구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할 때, 빚어집니다. 이러한 행위는 원 저자의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의 연구 결과와 커뮤니티에도 해를 끼칩니다. 논문이 수용되고, 동료평가를 거치며 최종 출판되기까지의 과정은 기본적인 신뢰와 믿음을 토대로 합니다. 논문 출판 과정에서 이러한 신뢰가 지켜져야 하고 적발되었을 때의 불이익 여부를 떠나 연구자도 비윤리적 행위 자체에 대한 기본 원칙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표절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마련이고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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