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미래 - 인간 대 인공지능의 대결

학술 번역 | 2016-12-26 오후 4:04:40 | 조회수 : 1978 | 공개

번역의 미래, 인간 대 인공지능의 대결
 


 

컴퓨터 번역/온라인 번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너무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아닌가도 싶지만, 그만큼 많은 이의관심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언론에 인공지능(AI) 기사가 가득한 것과 같은 이유라고 보면 될 것이지요. 번역을 의뢰하는 이나, 번역을 직업으로 삼고 있거나 고려하고 있는 이에게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컴퓨터 번역과 온라인 번역은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같으나, 크게 트라도스(Trados) 등 별도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번역(구글, 네이버 등)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전자는 한 프로젝트를 여러 번역사가 나누어 작업할 때, 원문과 번역본의 문장을 맞춰주고, 용어를 통일하는 등 번역을 돕는 것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가 하면, 후자는 최대한 완성도 높은 자동 번역을 해내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번역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반반입니다.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 기존 사용했던 명칭을 편리하게 통일할 수 있고, 자동번역 내용을 참조하여 오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로 기존에 비슷한 분야의 번역을 했거나, 동일 고객의 문서인 경우 이 방법을 택합니다.



기업 고객의 번역 의뢰 문서 중에는 회사의 규칙을 담은 정관이나 연간 보고서 등이 많습니다. 주식 매수선택권, 우리사주 매수선택권, 신주 배당 기산일, 신주 인수권부사채 등과 같은 언뜻 어려워 보이는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지요. 하지만, 어느 정도 경력을 가진 번역사에게 정관과 같은 문서는 어렵지 않은 작업입니다. 정관 작성 시, 다른 회사의 정관을 많이 참조하기에 문장 자체가 같고, 수치만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경우에 소프트웨어의 힘을 빌리면, 특정 페이지는 몇 분만에 작업이 끝나기도 합니다. 기존 번역본의 품질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지요. 반면, 문학적인 글이나 다루어 보지 않은 내용은 컴퓨터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번역하는 것이 다 효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컴퓨터의 도움은 때로는 해가 되기도 합니다. 축적된 통계적 데이터로 번역을 하지만, 때로는 정 반대로 잘못된 문장을 만들기도 하며, 어감이 자연스럽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23의 37제곱’과 같은 수학적 계산이라면 컴퓨터의 결과가 압도적으로 정확하지만, 언어적으로는 사람의 느낌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지요.



정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하는 학계의 번역에서는 소프트웨어가 더 힘을 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번역기가 의학 논문의 수치를 반대로 번역한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겠고, 전자공학 문서의 공식이 하나라도 바뀔 때도 연구 자체가 인정 받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번역이 앞으로 얼마나 더 훌륭하게 발전할 지, 한계는 어디일 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현재나 미래나 정확한 검수는 번역사 만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기계 번역/온라인 번역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유용한 도구라는 사실입니다.


 




본 글은 해당 분야 전문 원어민 저널리스트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따라서, 글에서 예시 및 조명되고있는 사안이 국내 상황과는 일모의 차이를 보일수 있으나, 국내 연구원분들에게 영어 논문 교정 및 저널출판 관련 이슈들을 국제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AURIC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혹, 고견을 가지고 계신다면 언제든지 여의치 마시고 말씀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AURIC와 연구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이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