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론자들도 회유할 수 있을까?

연구 윤리 | 2016-08-09 오후 1:56:36 | 조회수 : 2037 | 공개

학술 발표회장이나 세미나 등에서 언제나 호의적인 청중만을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청중은 비평적이거나 성가신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발표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청중들은 마치 의도적으로 해당 발표자의 연구 결과에 대해 부정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연구 내용과 무관한 질문을 하거나 핵심적이지 않은 지엽적 부분에 대해 과도하게 물고 늘어지기도 합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이러한 비판적 청중에 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왜 신경 쓰이는가?

발표자가 학술 전문지식과 관련하여 학계에서 높은 수준의 평판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청중이 해당 발표자의 연구 결과를 반드시 믿을 것이라는 점을 보장 할 수 없습니다. 비평가는 언제나 연구자의 가설, 방법론, 결과 분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것입니다.
학술 연구자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 모를 수 있고, 심지어 해당 전문 분야 내에서도 서로 다른 의견 또는 입장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소통이 부족하다거나 일부러 어려운 전문 용어를 빈번하게 사용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애초에 발표자의 발표 내용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지 않는 청중을 설득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도 사실입니다.

 
-부정적인 사람을 설득하기는 거의 불가능

과학적인 방법론에 있어서, 연구는 결국 모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재현(replication)을 통해 확인될 수 있는 것으로 가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특정한 과학적 방법론 자체에 대해서 맹목적인 회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최근의 경향에 비춰보면, 이러한 사람들을 “예방접종 반대론자”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2014년 미국에서는 홍역이 대유행을 하여 많은 희생자를 발생시켰습니다. 그런데, 예방접종 반대 운동(anti-vaccination movement))을 하는 사람들은 홍역 예방접종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반대 운동을 펼쳤습니다. 그들은 오늘날의 예방접종의 일반화 시대에도 백신 접종의 안전성 자체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백신 접종과 관련하여 재현된 데이터의 정확성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예방접종의 안전성에 대해 객관적 데이터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과학자들 간의 학술 토론이 아닌 정치 성향을 달리 하는 집단 간의 정쟁을 연상케 합니다. 즉, 팩트의 문제가 아닌 가치관의 문제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편견 동화(biased assimilation)

편향동화(biased assimilation) 현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형제도에 찬성하고 반대하는 두 그룹이 양쪽 주장이 균형 있게 반영된 글을 읽은 뒤 오히려 자신들의 기존 주장을 더 강화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어긋나는 정보가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정보들을 단순한 선전물로 간주해 버리고 극단적 움직임을 보이는 것입니다.
예방접종 반대론자나 기후 변화 회의론자(climate change skeptics)와 같은 사람들은 미디어에서 접하거나 읽는 정보들에 대해 언제나 거부합니다. 이들은 단지 반대를 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열성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옹호하는 데이터를 축적합니다. 그러나, 이는 편견을 내재한 데이터 축적에 불과합니다.
영국 의사 앤드류 웨이크필드(Andrew Wakefield)는 MMR 백신과 자폐증 사이의 직접적 관련성을 주장했습니다. 예방접종 회의론자들은 이러한 주장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앤드류 웨이크필드의 연구가 훗날 조작으로 밝혀져, 그의 의사 면허가 박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방접종 회의론자들의 신념은 오히려 강화되었습니다!
 

-회의론은 신화(myths)인가 불신(mistrust)인가?

연구자가 아무리 상세하고 정확한 과학적 데이터를 제시하더라도 회의론자를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회의론자는 항상 정부나 관련 기관들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좀 더 자세하고 지속적인 설명입니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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