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와 영국 언어서비스 산업의 미래

학술 번역 | 2017-01-04 오후 2:22:58 | 조회수 : 2458 | 공개

브렉시트와 영국 언어서비스 산업의 미래



2016년 6월 23일, 영국 국민 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브렉시트의 여파는 경제와 산업에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영국 언어 서비스 시장에도 예외가 아닙니다. 영국의 언어 서비스 시장 규모는 연간 1.4조원이 넘고, 12,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언어 서비스 시장입니다.



가장 큰 우려는 경제상황과 연계된 시장 수요 변화입니다. 경기가 악화되면 내수 시장에서 언어 서비스 수요가 줄어들 것이 분명합니다. 언어 서비스 산업은 다른 산업을 지원해 주는 후방 산업인데, 다른 산업이 침체된다면 직격탄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출산업입니다. 번역 서비스는 EU국가을 비롯한 수출 시 필요한데, 이것이 감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국 번역기업협회(ATC)의 주장에 따르면 가뜩이나 해외 고객과 시장 대상의 적절한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영국 경제가 일년에 약 650조원의 손해를 보고 있는데, 브렉시트 이후 이런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 합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EU와의 관계 변화에서 옵니다. 지금까지 EU 내에서 독보적인 영어권 국가로서, 자유롭고 공정하게 영어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이것이 제한되면서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영국번역기업협회에 따르면 약 절반의 회원사의 매출 1/3 정도가 EU 내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영어를 쓰는 나라는 아일랜드 밖에 없기에 EU 내에서 영어의 영향력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독일어나 프랑스어의 영향력이 높아져 EU로부터 오는 영어 언어 서비스 수요가 줄어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있습니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인력 활용과 관련된 것입니다. 그동안, 영국 언어 서비스 산업은 자유로운 인력이동의 혜택을 누려 왔습니다. 많은 경우 언어 전문가, 지원인력, 기술인력 등을 외국인이 담당하였는데, 브렉시트 이후에는 외국인 충원이 까다로워지고 영국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수도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 인력 활용을 통해 누렸던 혜택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전문 외국인 인력이 줄어들면 세수도 감수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EU로부터 유입되는 비영어권 인력 활용을 위해 정부가 직접 투자 및 지원을 했지만, 이마저도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논의된 부분은 왜 영국 번역기업협회 회원사 중 90% 이상이 EU에 남기를 희망했는지를 잘 설명해 줍니다.



물론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시장 차원에서 영국이 EU를 벗어나 해외의 다른 국가와 개별 협약을 맺으면서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면 이에 따른 번역 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파운드화의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서비스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언어 서비스의 경우 수익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이상적, 예외적인 상황에 한정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영국의 전체 산업뿐만 아니라 언어 서비스 산업도 자체적인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 개척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가까운 미래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존립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본 글은 해당 분야 전문 원어민 저널리스트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따라서, 글에서 예시 및 조명되고있는 사안이 국내 상황과는 일모의 차이를 보일수 있으나, 국내 연구원분들에게 영어 논문 교정 및 저널출판 관련 이슈들을 국제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AURIC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혹, 고견을 가지고 계신다면 언제든지 여의치 마시고 말씀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AURIC와 연구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이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