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와 여우의 우화 (이숍)
숲속에 새끼를 낳은 여우와 높은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고
알을 깐 독수리가 한동안 사이좋은 이웃으로 살았답니다.
그런데 하루는 굶주린 독수리가 숲속의 여우가 먹이를 구하러 나간 사이에
여우 새끼를 나꿔채 가지고 새끼들과 잘 먹었답니다.
여우가 돌아와 보니 이런 일이 벌어져 새끼를 잃었지만
높은 나뭇가지에 살면서 날아다니는 독수리에게
당장 원수를 갚을 길이 없었으므로 이 억울함을 참아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이 제사를 드린다고
양을 한 마리 잡아서 태우는 창자의 ‘향기’가 진동했습니다.
재빨리 독수리는 그 창자 한 조각을 훔쳐다
새끼들과 함께 먹으려던 차에
깡마른 그 나뭇가지가 불이 붙어 독수리 둥지가 타는 바람에
아직 날개가 제대로 돋아나지 않은 새끼들은 불이 붙은 채 땅에 떨어졌고,
여우는 옳다구나 하고 가서 모조리 잡아먹었답니다.
바로 독수리가 보는 눈앞에서!
“우정의 서약을 깨므로,
비록 피해자가 무력하여 그 응징을 피한다 하여도
가해자는 결코 천벌을 면할 수는 없다”는
진리를 우리에게 일러주는 교훈이 아닐까요?
이번에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남북 간 회담을 하자는
북의 사람들은
이솝의 이 우화를 여러 번 읽고 깨닫는 바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독수리의 신세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