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建築
부산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이동언
『
자기 자신을 알면
도대체 인생이 진행이 되질 않습니다.
(그러니까 군말이여
내가 살기 위해서
나는
나를
결단코 알지 않겠습니다.)
(정현종, "걸음걸이3", 갈증이며 샘물인: 정현종 시집, 문학과 지성사, 1999, p58)
』
이 시의 핵심은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편견이라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나를 안다는 것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근거 없는 앎을 통해서이기 때문이죠.
또한, 내가 나를 안다고 하는 순간에 나는 변해있기 때문이지요.
(인간의 의식이 끊임 없이 달라짐에 비추어 볼 때.)
건축도 한 가지입니다. 건축도 알면 알수록 더욱 힘들어 집니다.
타인의 앎을 통해서 얻어진, 근거 없는 앎을 통해, 동시에 나의 앎도 끝없이 변해감을 통해
건축을 행하므로 나의 건축에 근거가 없기 때문이죠. 오로지 자신의 직접적 체험을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앎이 변함 속에 있을 지라도, 지속하는 '놈'을 '꼭'잡아내야 합니다.
이때 우리는 건축을 진정으로 할 수 있습니다.
건축가 루이스 칸(Louis I. kahn)의 아래 스케치를 통해 직접적 체험과 변화속의 지속성을 읽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