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건축_ 목련

시와 건축 | 2012-10-08 오전 11:34:39 | 조회수 : 2297 | 공개


 詩와 建築    


 
부산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이동언






『                                                                                                                         

 지난 봄 또 지지난 봄
목련이 피어 달 떠오르게 하고
달빛은 또 목련을 실신케 하여
그렇게 서로 목을 조이는 봄밤.
한 사내가 이 또한 실신한 손
그 손의 가운뎃손가락을
반쯤 벙근 목련 속으로 슬그머니 넣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으나 달빛이 스스로 눈부셨습니다. 




(정현종, 갈증이며 샘물인, "꽃 심연", 문학과 지성사, p.61)
                                                                                                                                 
                                                              
.
 
시는 여러사람들에게 영감을 줍니다.
이 시에서 느껴지는 것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가 서로를 관통한다는 것입니다.
아래의 행들처럼 말입니다.
"목련이 피어 달 떠오르게 하고/ 달빛은 또 목련을 실시케하여/ 그렇게 서로 목을 조이는 봄밤"
여기서 한 사내는 영혼과 교류하는 이입니다.
건축이란 "실신한 손의 가운뎃손가락"입니다.
목련은 대지입니다.
인간, 건축, 대지가 상호관입합니다.
이때가 대지, 하늘, 인간, 영혼이 상호관입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부분은 전체이므로.


아아!
마침내

건축이 스스로 눈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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