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창원시 관광정책(20160404 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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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5-10 오전 12: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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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글로벌시대다. 작년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관광객수는 1,300만명, 외국을 방문한 한국관광객수는 1,90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는 출범 이후 경제활성화 핵심정책중의 하나로 관광진흥을 추진하고 있으며, 창원시도 관광산업을 통해 경제활성화와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나섰다.
글로벌 관광기반 구축을 위한 창원시의 정책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지역문화예술과 지역축제 등을 관광자원화하고, 둘째, 도시이벤트와 부동산 투자이민제 도입 등 관광객과 투자유치 활동을 강화하며, 셋째, 구산해양관광단지, 마산로봇랜드, 해양신도시 등의 연계를 통해 동북아 관광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관광환경은 그리 간단치가 않은데,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한국의 관광경쟁력 순위를 살펴보면 2013년 세계 25위에서 2015년에는 29위로 낮아지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내 순위가 2013년 6위에서 2015년 9위로 낮아져 한국의 관광경쟁력이 일본이나 중국 등 주변국가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왜 그럴까? 관광경쟁력은 관광단지와 테마파크 조성 등 물리적인 시설확충이나 법·제도적 정비만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환경조성과 사회의식구조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물리적 시설확충이나 법·제도적 정비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여건상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일본이나 중국, 효율적인 행정과 국제적 관광시스템을 갖춘 홍콩과 싱가폴, 그리고 오래전부터 훌륭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한 동남아국가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따라서 창원시가 관광정책을 통해 창원의 경제활성화와 재도약을 이루고자 한다면 정책의 우선순위와 방향을 바꾸는 것이 옳다.
먼저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관광정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단기간에 획기적인 정책의 결실을 얻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관광산업 발전의 기초를 다지는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속가능한 관광은 인위적으로 잘 가꾸어진 관광단지나 놀이시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그 나라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광단지조성처럼 막대한 투자와 오랜 시간이 소요되면서도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보다 도시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도록 일상적인 우리의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도시행정의 측면에서 보면, 벤치마킹이 단지 잘된 것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성공요인을 찾아내어 창의적으로 적용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일본의 나오시마 섬재생 프로젝트가 성공한 이유는 관주도가 아니라 민간주도의 사업으로서 다른 지역의 성공사례를 모방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이와 함께 무질서와 바가지로 대표되는 한국적 관광행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시민의식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마산 창동을 되살리는데는 시청에서 시행하는 많은 사업들보다 그곳 상인들의 친절함과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이 더 많은 방문객들을 불러모을 것임을 일본의 여러 지역사례들에서 잘 볼 수 있다.
관광은 특정한 관광시설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높은 시민의식과 도시전체의 환경이 어우러져 매력적인 상품이 되는 것이다. 도심지의 저층아파트를 고층으로 허가하면서, 차량중심의 넓은 도로체계를 고수하면서, 도시가로의 무질서를 방치하면서 어떻게 관광허브가 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