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번역가가 사라지지 않을 이유

학술 번역 | 2016-12-21 오후 1:55:12 | 조회수 : 1244 | 공개

전문 번역가가 사라지지 않을 이유


 

최근 구글의 번역 서비스가 인공지능 덕분에 엄청나게 똑똑해 졌다고 알려졌습니다. 과거에는 단어 하나 하나를 찾아서 번역을 했으나 이제는 인공신경망 번역을 통해 문장 전체를 어순과 문맥에 맞게 번역한다고 합니다. 일부 언론들은 일상생활이나 공부할 때 영어를 번역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고 심지어 사람이 하는 번역 서비스가 곧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인공지능 번역이 모든 것을 알아서 정확하게 번역을 하고 사람이 하는 번역은 필요 없어 지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먼저 언어의 속성,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인간의 본질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언어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입에서 전달되는 단어와 문장이 전부가 아닙니다. 인간은 정서와 그 표현에 있어 다양한 양태와 방식을 갖고 있는 복잡한 동물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언어 표현에는 감정과 정서, 경험, 철학과 사상이 녹아 들어 있습니다. 물론 맥락, 환경과 같은 상황적인 변수도 중요합니다. 이를 인간이 아닌 컴퓨터로 번역한다는 것은 당연히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컴퓨터 알고리즘은 축적된 데이터와 정보를 통해서 적절한 표현을 찾거나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표현일 뿐이지, 인간이 만드는 표현은 아닙니다. 인간의 언어체계와 전달방식은 알고리즘으로 분석하여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말이라도 화자의 상황이나 의도에 따라 뉘앙스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또한 문화적인 맥락과도 연결됩니다. 직설적이고 명확한 표현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언어문화권에서는 컴퓨터의 반복 학습으로 이를 파악하는 것이 용이하겠지만, 보다 소극적이고 불명확한 표현이 많은 언어문화권에서는 화자의 본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그 표현을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컴퓨터가 인간과 동일하게 특정 상황에서 상대방의 얼굴 표정과 상황적 맥락을 모두 파악하면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알고리즘은 인간의 깊은 내면과 중의적인 표현을 간파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상황은 지속적으로 변화합니다. 때로 인간도 입 밖으로 나온 표현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컴퓨터가 알고리즘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는 사람이 번역을 할 때도 누가 번역을 하는가 와 관련됩니다. 흔히 번역이나 감수에 있어 대상 언어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런 작업들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번역은 특정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전문적인 서비스이고, 대상언어의 원어민이라 해도 이런 기술과 재능이 없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언어적인 감각과 스킬이 없어 단순히 기능적으로 언어를 치환하는 것은 원어민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전문 번역은 될 수 없습니다. 번역은 특정 언어와 대상 언어 모두를 잘 이해할 줄 알고, 특히 대상언어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합니다. 또한 문법적인 오류도 없어야 합니다. 원어민들도 자신들의 언어에 대해 문법적인 실수를 범합니다.



여러분들도 번역을 의뢰할 때 단순히 주변에 있는 대상언어의 원어민에게 맡기는 것과 전문 번역가에게 맡기는 것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기업의 경우 번역의 수준은 고객에게 그 기업의 서비스 수준을 보여 주는 것일 뿐 아니라, 고객의 신뢰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번역이 잘못될 경우 고객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복잡하고 정교한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그리고 인간 사회의 다양한 문화는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보여주고, 인공지능의 알고리즘 만으로 해석할 수 없는 여지가 많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언어에 대한 이해와 작문 수준이 높은 전문 번역사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따라서 전문 번역 서비스프로페셔널 번역가들은 인간 사회가 현재와 같은 문화 수준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유지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본 글은 해당 분야 전문 원어민 저널리스트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따라서, 글에서 예시 및 조명되고있는 사안이 국내 상황과는 일모의 차이를 보일수 있으나, 국내 연구원분들에게 영어 논문 교정 및 저널출판 관련 이슈들을 국제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AURIC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혹, 고견을 가지고 계신다면 언제든지 여의치 마시고 말씀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AURIC와 연구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이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