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제안서의 세일즈 전략

연구 소식 | 2016-11-25 오후 12:25:01 | 조회수 : 1171 | 공개

연구 제안서의 세일즈 전략




연구자들이 훌륭한 연구 아이디어가 생겨 연구를 추진하고 싶으면 펀딩기관로부터 그랜트(연구비)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일차적으로 할 일은 그랜트 제안서(프로포절)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연구 제안서는 펀딩 기관이 펀딩을 결정하기 위해 활용하는 기본 자료이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연구 제안서는 연구과제에 대한 첫 인상을 줄 뿐 아니라, 연구과제가 합당한 것인지, 펀딩 기관이 그 연구를 지원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모든 내용이 담겨져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연구 제안서를 작성할 때는 작성 방향과 핵심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더 많은 연구과제들이 제안되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연구 제안서를 제출하여 그랜트를 받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자들이 그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연구 제안서는 세일즈 제안서와 같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여러분의 연구 아이디어를 펀딩 기관에 어떻게 파느냐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랜트 제안서는 단순히 연구과제의 주제와 특징, 연구방법 등을 나열한 문서가 아닙니다. 그 연구과제를 수행해서 어떤 임팩트를 주고, 특히 펀딩 기관에 어떤 이점을 줄 수 있는지를 알려야 하는 세일즈 자료와 같습니다. 따라서 펀딩 기관이 연구자에게 그랜트를 제공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즉, Value for money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합니다. 따라서 매우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효과, 혜택, 임팩트 등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그랜트를 지원하는 기관들은 그 기관의 목적, 사명에 따라 특별한 기호와 기준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한 기초적인 연구보다 그 연구를 응용하여 실제적인 결과물, 응용사례 등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인쉬타인도 일반 상대성 이론이라는 추상적인 개념만 설명하는 제안서를 썼다면 펀딩 받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대신 그 이론을 통해 수성(Mercury)의 풀리지 않는 세차운동의 비밀을 풀 수 있다고 했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입니다.



실질적인 내용뿐 아니라 트렌드나 관심 사항에 따라 리뷰어들이 선호하거나 자세히 보게 되는 주제들이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근 어떤 주제들이 펀딩을 받았고, 펀딩 받은 제안들의 어떤 측면이 평가자들에게 관심을 끌었는지를 알아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연구자는 고성능연료를 만들기 위해 특정 화합물들을 합성하는 것에 초점을 둔 제안서를 썼는데 펀딩을 받지 못했습니다. 동일한 분야였는데, 오히려 가능한 화합물들을 정하기 위한 컴퓨터 모델링에 대한 연구가 펀딩을 받았습니다. 랩 실험도 없고 단순히 숫자만 가지고 합성물의 이상적인 결합을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전의 연구자도 컴퓨터 모델링도 해 보았지만, 오히려 실제 합성 실험이 더신뢰도가 높다고 판단 했습니다. 그러나 제안 당시 컴퓨터 모델링이 각광을 받고 있었고 때문에 신뢰도 여부를 떠나 컴퓨터 모델링 프로젝트가 더 큰 관심을 끌고 선정되었습니다. 만약 이전 연구자가 당시 컴퓨터 모델링의 인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자신의 연구 제안에다가 컴퓨터 모델링까지 결합하여 제안했더라면 그랜트를 받기가 쉬었을 겁니다.



제안서 작성 자체가 힘든 일이지만,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연구과제가 적절하고 유효한 지를 따져 보는 훈련이 됩니다. 그러나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연구비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연구 아이디어가 펀딩 기관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지를 염두에 이에 맞춰 제안서를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늘 어떤 연구제안이 펀딩에 성공하고 리뷰어들이 어떤 측면을 중요하게 보는지를 파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본 글은 해당 분야 전문 원어민 저널리스트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따라서, 글에서 예시 및 조명되고있는 사안이 국내 상황과는 일모의 차이를 보일수 있으나, 국내 연구원분들에게 영어 논문 교정 및 저널출판 관련 이슈들을 국제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AURIC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혹, 고견을 가지고 계신다면 언제든지 여의치 마시고 말씀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AURIC와 연구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이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