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

대한인터넷방송 | 2014-08-10 오전 10:59:09 | 조회수 : 3054 | 공개

엄니와 부지깽이

 


 

엄니와 부지깽이

 

 

엄니, 아직은 종아리에 닿는 초겨울의 날씨가 차가워요

그곳은 따뜻하신가요?

부지깽이로 이리 저리 나무를 헤치며 군불을 지펴 주시던

엄니가 그립군요.

아무리 군불을 지펴도 새벽이면 싸늘하게 식은 방

새벽이면 우리 삼남매는 벌레처럼 몸을 오그리고 이불속으로

파고 들었지요.

 

이불 한 채에 발만 넣고 둥그렇게 누워자도 행복했던 우리 가족!

따뜻한 아랫목은 우리들 차지 엄니 아부지는

늘 윗목에서 주무셨지요.


 

새벽이면 다시 군불을 지피러 일어나시던 엄니

그 때 어려운 살림 꾸리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엄니를 연상하는 낱말들은 오롯이 내 가슴에 살아있어

수시로 그리움을 터트리지요.

부지깽이, 그 부지깽이란 낱말이 얼마나

엄니를 생각나게 하는지....

초가집 처마에 낙숫물 그치면 솔솔 피어 오르던 고향의 아지랑이

난 오늘도 그리움 속 부지갱이를 찾아 고향에 내려 갑니다.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불을 지피며

엄니 얼굴 그려 보지요

 산에 올라가 생솔가지 꺽어다 불을 지피며

매운 연기에 엄니도 나도 많이 울었었는데..

지금은 나 혼자 엄니 그리며 꺼억꺼억 소리내어 운답니다.

. 

 

 

아가야 눈 맵다 들어가거라 마구 등을 더밀던 엄니

엄니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훔치며

쪼그리고 앉았던 아가는 이젠 70 이 넘은 할미가 되어

그 시절 엄니가 보고싶어 부지깽이 손에 들고

엄니와의 추억을 헤치고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빠가 말을 듣지 않으면 혼내 준다고 부지깽이 들고

오빠 뒤를 쫓으시던 엄니

도망치는 오빠를 못 따라 잡는 척 그대로 돌아 오시던

그 마음 이젠 저도 알고 있답니다

오빠도 그 시절 기억하며 엄니를 그리워 하겠지요.

 

고향집 부억 아궁이 앞에서

콧등에 새까맣게 그을음 묻히며 행복했던 아가의

행복했던 그 시절의 나른 함이여!

 

 


 

 

삐거덕 싸립문 밀치고 들어서면

누구여? 엄니 나야

에그머니 니가 이 눈오는 밤에 웬일이냐?

엄마 보고 싶어 왔지

행주치마 달큰한 냄새로 품에 안아 주시던 엄니

엄니의 그 음성이 아직도 그립습니다.

 

 

 

엄니가 외가 가신날은 너무 심심해 하다가

사립문 앞에서 왼종일 서성대다 지쳐

 엄마 볼인 양 따뜻한 부뚜막에 볼을 대고

궁둥이를 치켜 올린 채 잠들어 버리지요

 

외가에서 돌아오신 엄마가 불끈 안아다 방에다 뉘이며

에그 내 새끼 내 새끼

하시던 엄마 음성을 들으면 얼마나 행복햇던지

지금도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내 고향집 어귀에 들어서면

눈물이 나서 하늘 먼저 바라 봅니다.

 

 

추억속 고향집 찾아 텃밭에서 고추를 따시던 엄니는

계시지 않아도

엄니가 맛있게 끓여 주시던 구수한 냉잇국 냄새를 맡으며

엄니 생각하고 왔어요

엄니 내년 봄에 다시 찾아와 봄 나물 뜯어 엄니 좋아하는

냉잇국 끓여 드릴게요

 

 

 

엄니의 부지깽이 여기에 놓고 갑니다.-이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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