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파만큼 건축설계업계와 관련업계는 다들 죽을 맛이다.
대한건축사협회는 2012년 상반기에 건축사사무소당 3건이하의 계약실적을 가졌다고 말했다.
최저 생계비나 가져가는지 모를 정도다.
그동안 어렵다고 말이 많았던 공간건축사사무소 부도소식이 나오면서 모두가 '터질게 터졌구나'라고 말한다.
누가 뭐래도 공간건축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축사사무소인것은 부정하지 못 할 것이다.
이런 곳이 무너지다니....
다들 전쟁중이다. 먹고살기 전쟁중이다.
설계비가 덤핑된지는 벌써 10년전부터다.
지난 15년동안 턴키설계방식이 진행되면서 건축업계는 건설사가 '갑'이 되고 설계사무소는 철저히 '을'이 되면서
건축의 작품성이나 설계의 질이 문제가 아니라 건설사간의 담합, 건설사의 파워, 로비, 수주전략 등이 더 중요하게 되버렸다.
심지어 건축사사무소에서 '전략과 전술'이라는 군사용어를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고,
건축업계는 인문학적이고 예술문화적인 성격이 중요한 것이 아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이 더 부각되었다.
대형사무실의 영업방식은 점점 지능화, 전략화, 교묘화, 약삭바름화로 변하게 되었다.
디자인능력이 떨어지고 영업능력이 뛰어난 회사는 무조건 '해외사' 디자인을 돈으로 사고
심의위원 로비에 전력을 기울여 말도 안되는 승률 70-80% 당선율을 가지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PF사업이 온 나라를 뒤집고 다니면서, 건축설계는 이제 건축학문이 아니라
금융산업의 하수인으로 전락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까지 오게되었다.
현실성 없는 프로젝트로 금융과 부동산에 거품이 끼고, 설계사무소는 건설사 뒤치닥거리로 열을 올리기도 했다.
자본의 속성상 건설사가 대형 프로젝트 금융보증을 서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사업성'이 건축설계업무를 지배하여
건축설계는 그저 최대한의 '사업성'을 만들기 위해 철저히 서비스를 하게 되었다.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2005년에 한국으로 들어와 대형프로젝트, 턴키, PF사업 프로젝트등을 경험하면서
있을 수 없는 불가능한 그림만 죽도록 그린 경험도 있다.
이제 그런 대형 프로젝트가 말도 안된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알게되었다.
세계경기한파의 고통을 몸소 체험하면서 그 댓가를 치르고 있는 것인데....
이제 건축을 꿈꾸고, 건축을 공부하면서 졸업을 앞둔 후배들, 박봉의 설계사무소를 그래도 한가닥 미래의 꿈을 안고
직장생활을 시작인 건축인들은 '공간건축' 부도사건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까?
건축설계의 자존심이었고, 건축을 예술 문화의 한 분야, 또 인문학으로 인정하게 해준 공간건축의 김수근 선생은
이제 모 교수의 말처럼, '김수근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게되는' 초유의 부도사태를 맞게되었는데 이것은
건축인의 자존심이 깨진것이고, 지독한 자본주의에 대한민국 건축설계가 굴복하게 된 사건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