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Dubai)의 현명한 부동산 정책
세계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두바이는 아라비아 반도 동쪽에 있는 아랍 에미리트
연방(United Arab Emirates)의 일곱 개 토후국 아부다비(Abu Dahbi), 두바이(Dubai),
샤자(Sharjah), 아즈만(Ajman), 움 알 콰인(Umm Al-Quwain), 라스 알 카이마(Ras
Al-Khaimah), 후자이라(Fujairah) 중의 하나다.
오래 전부터 페르시아 해로 이어져 있는 소금기 가득한 개울(Dubai Creek) 주변에 어부와
상인들이 모여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1966년 석유가 발견되기 이전까지는 작은 배에 실려
온 진주와 고기를 나누는 조용한 일상을 보내는 작은 어촌이었다.
석유가 솟아나기 전까지 그들이 가장 신경 썼던 것은 바람이었다. 전기도 에어컨도 엄청난
오일달러도 없던 때, 그들은 오직 지혜만으로 뜨거운 태양과 싸웠다. 두바이 구시가지 주거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바람의 탑(malqaf)이 그 지혜의 도구다. 사막을 가로질러온 섭씨 50
도의 공기는 바람의 탑 윗부분에 걸려 탑 아래로 꺾여 내려오고, 그 밑에 파놓은 도랑에서
차가운 땅과 물을 만난다. 그렇게 식은 공기는 다시 위로 올라가 두꺼운 세라믹으로 뒤덮인
건물 내부로 들어간다. 이 도시의 시민들이 냉방 없이 만들어낸 현명한 주택의 기적을 박물
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두바이의 변화무상은 국가의 존립을 위한 눈물겨운 투혼이다. 이제는 석유가 고갈된 절박감
이 지도자들로 하여금 두바이를 국제적인 허브(Hub)로 리모델링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
다. 외국기업과 자본, 비슷한 외관이 하나도 없으며 30층이 넘는 건물 들이 도심 곳곳에
즐비하게 배치되어있는 건축물로 세계적 부동산 시장을 형성하여 세계의 관광객을 두바이로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는 두바이는 너무도 독특해서, 지구상에 하나일
수밖에 없는 도시국가라고 해도 세상 어느 누구도 부정 할 수 없는 곳이다.
두바이 앞 바다에 떠 있는 저 거대한 야자수와 세계 지도 모양의 신도시는 비범한 작품이
다. 문자 그대로 야자수 모양으로 떠있는 '팜 아일랜드(Palm Islands)'는 100개의 럭셔리 호
텔, 프라이비트 비치, 워터 파크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인공 휴양 도시다. '더 월드(The
World)'는 세계 지도 모양을 한 300여 개의 섬을 분양해 전 세계 갑부들의 눈을 돌아가게
만들었다.
정말로 불가능이라는 걸 싫어하는 도시, 안 된다고 하면 더 하려고 할 것 같은 사람들, 두
바이의 기발함, 그리고 막대한 스케일의 상상력은 이곳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사막 속에
자리 잡은 거대한 실내 스키장은 몰 오브 에미리트(Mall of the Emirates) 안에 있는 스키
두바이(Ski Dubai)다.
사막의 푸석푸석한 지반 위에 초속 50미터의 모래 바람이 불고 섭씨 50도의 열기는 물기를
쪽쪽 말려버리는 그런 도시에 현재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기록되고 있는 버즈 칼리파(Burj
Khalifa)는 역사상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 가장 높은 828m의 건물을 한국 기업인 삼성이
주도한 프로젝트로 완성되어있다.
세계적으로 부동산을 논하는 많은 사람들은 두바이의 가장 뛰어난 상징물로 '버즈 알 아랍
(Burj Al Arab)'을 이야기한다. 거대한 돛대를 형상화한 브이 자의 골격 아래 시원하게 뚫
린 아트리움, 이슬람의 3차원별을 형상화한 분수와 바다를 지상으로 솟아오르게 한 아쿠아
리움과 그 안에 7성급이라는 비공식 레벨까지 만들어낸 최고급 호텔이 자리 잡고 있으며
사막도 바다도 태양도 편안하게 모시는 인공 우주라고 표현 하고 있다.
두바이 국제공항은 1998년 이후 왕성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허브 공항이다. 현재
국제선 승객 수용에 있어서는 세계 4위이고, 10위권 안의 공항중에 가장 큰 성장률을 보
이고 있다. 이런 대규모 공항이 또 시내와 아주 가깝게 건설되어 있어, 곳곳의 초대형 쇼핑
몰로 신속하게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전 세계는 지금 인류 역사상 처음 보는 놀라움과 이해할 수 없는, 또한 불가사의한 현상을
중동의 작은 토후국 두바이에서 목격하고 있다.
왕정주의 이슬람국가면서도 자본주의국가보다 더 자본주의적이고, 세금이 없어 기업인에게
천국이며, 각종 개발 사업으로 자고 일어나면 숨이 막힐 정도로 천지가 개벽하는 데다 자유
와 낭만, 이벤트가 넘치기 때문이다. 관세도 없어 세계적 명품가격이 다른 나라의 3분의1도
안될 정도로 싸다.
두바이의 기적 같은 변화는 CEO 통치자로 잘 알려진 셰이크 모하메드가 왕세자가 되어 실
권을 얻게 된 1995년부터 본격화된다. 그는 언젠가 고갈될 석유가 아니라 압도적인 스케일
의 상상력을 통해 두바이를 변신시키고자 했다. 두바이의 인공 섬 열풍은 세계 부동산 업계
의 크나큰 관심을 받고 '팜 아일랜드' '팜 데이라', '더 월드' 등의 프로젝트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의 세계 경제 위기는 두바이에도 커다란 어려움을 전하고 있다. 2009년에는 '더
월드'의 아일랜드 섬을 분양 받은 아일랜드 사업가 존 오돌란이 경제적 곤궁으로 인해 자살
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지금은 두바이에서 기름이 나오지 않고 있다. 석유시장에서 영국의 북해산 브렌트
유, 미국의 서부 텍사스유(WTI)와 함께 세계 3대 유종으로 꼽히며 중동 지역을 대표하기
때문에 중동산 두바이유로 아직까지 불리고 있다. 오늘 이러한 날이 올 것을 미리 예견하
였고 그래서 상징적인 부동산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려고 계획 한 것이다.
아직까지도 교통신호등보다 타워크레인이 더 많고, 세계 타워크레인의 10%가 두바이에 밀
집 되어 있다는 말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요즈음 우리나라의 부동산이 위축되었다고 모두들 말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환경과 여
건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석유가 아닌 상상이 지도를 바꾼 두바이를 벤치마킹 해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