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술과 환경

기본카테고리 | 2013-12-23 오전 11:34:46 | 조회수 : 1705 | 공개

새 기술과 환경

 

1969년 여름,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디뎠을 때 온 세계는 미국의 첨단과학에 경탄을 금치 못한다.

 

케네디대통령이 미국의 자존심을 걸고 10년 내에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공언한 그 과업을 이루어낸 것인데 이때 미국의 과학기술에 대한 자긍심은 극치를 이룬다.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미국은 “환경오염”문제도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1972년 미 연방의회가 ‘수질정화법(Clean Water Act)을 통과시키면서 환경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되는데 그 법의 목표를 보면 미국의 자신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미전역의 모든 하천을 1985년 까지 안전하게 수영할 수 있고, 낚시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든다는 것 이었다. 이때부터 약 10년간 물경 400억불을 수질정화에 쏟아 붓는데 대부분이 미전역의 1만5천개 되는 시와 커뮤니티의 하수처리장 건설에 쓰인다.

그러나 1980년대가 되면서 미국의 경제사정은 점점 어려워진다. 연방정부는 하수처리장 건설 재원 염출에 압박을 받게 되고 수질정화법의 목표연한을 연장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즈음에 환경문제의 일대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 터진다. 인도 “보팔”에 있는 굴지의 미국회사 “유니온 카바이트”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로 시안독가스가 유출되어 2,500여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람들은 산업기술의 상징인 세계적 기업에서 이런 엄청난 사고가 발생한 사실에 경악하며 기술이전의 허점과 유독성 물질로 인한 엄청난 폐해 가능성에 서서히 눈뜨기 시작한다.

1980년도 중엽부터 공해문제의 중심이 유독성 폐기물처리로 바뀐다. 그런데 묘한 것은 지금의 유독성 폐기물이 한때는 첨단과학의 산물이라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냉 매체 “프레온”을 써서 냉동 가전기들이 양산되면서 선진 미국의 문화 수준은 한 단계 올라선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에서 폐기된 “프레온”이 대기의 오존층을 파괴하고 그 사이로 우주 방사선이 쏟아져 들어와 인체에 큰 해를 끼치는 원인으로 판명이 된다. 기적의 농약이라던 ‘DDT'도, 집지을 때 쓰이던 단열재 석면도 발암물질로 사용금지 된다.

 

미국 사람들은 인간의 기술로 환경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음이 환상일뿐더러 기술의 산물들이 환경오염의 주원인이 됨을 심각하게 깨닫게 된다. 그때 즈음 인간기술의 한계성을 극복으로 확인시켜주는 사건이 또 터진다. 1986년 수천만 인류들이 TV로 지켜보는 가운데 달 왕복선 “챌린저”호가 백주의 청천 하늘에서 공중분해 한다. 얼마 뒤에는 세계제일의 석유회사 “엑손”의 원유수송선 ‘발데즈’호가 수백만 톤의 원유를 알라스카 만에 쏟아놓는다. 미국인들은 놀라움과 분노 속에서 이 기술문명의 좌절들을 교훈으로 삼는다.

 

1990년이 되면서 미국의 환경정책은 기술우선에서 자연과 조화하는 정책으로 급선회 한다. 합성물질 우선에서 비 공해 및 자연 대체물질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폐기물이 생기기전에 원천적으로 방지(Pollution Prevention)하며 줄이는 시책으로 전환한다.

선 소비 후 처리의 사고방식에서 소비를 줄이고 일단 폐기물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재생하고 재활용(Recycle)하는 정책에 역점을 둔다.

 

최근 미 환경청 보고에 의하면 아직도 미국 내 전체 하천의 1/3이상이 유독성 물질에 의한 오염으로 수질정화법의 목표를 달성치 못하고 있다. 환경보전 20년을 돌아보며 미국은 자연과 조화하지 않은 기술 일변도의 해결책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깨닫는다.

 

짚신이 다 헤질 때까지 아끼어 신고, 치약대신 소금으로 입가심하며, 냉장고 없이도 시원한 우물물에 만족할 줄 알던 “동양 선비”들의 자연을 역행하지 않는 지혜가 지금 21세기에 돌입한 미국의 환경정책에 철학적 교훈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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