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본인과 한국사람

건축도시관련글 | 2018-09-14 오전 8:08:08 | 조회수 : 230 | 공개

에피소드 1.

후쿠오카에 갔다가 겪은 일이다. 오늘날의 후쿠오카시는 과거 서로 분리되어 있었던 후쿠오카시와 하카타시가 통합하여 만들어진 도시이다. 통합당시 통합시 명칭은 후쿠오카시로 하되 중앙역 이름은 옛 하카타시의 이름을 따 하카타역으로 하였다.
하카타역앞 택시정류장에서 택시를 타려고 줄을 섰는데, 내가 타야할 순서가 되었을때 택시타는 줄의 끝 위치가 좀더 앞으로 가야되는 문제가 생겼다. 그 와중에 줄이 흐트러지면서 나중에 온 일본인들이 택시타는 줄이 없는줄 알고(그들의 행동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맨 앞에 서 있는 택시에 먼저 탑승하는 바람에 좀 황당해하는 찰나, 이미 새치기 손님들을 태운 나이가 지긋한 택시기사가 그들을 택시에서 내리도록 한 뒤 택시밖으로 나와 줄 맨 뒤에 서도록 지시하는 것이었다. 젊은 샐러리맨처럼 보이는 그들은 아무말도 못하고 택시기사가 안내하는대로 택시에서 내려 택시정류장 맨 뒤로 가서 줄을 서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비록 짧은 순간에 일어난,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사소한 것에서부터 기본을 지키는 이러한 행동이야말로 일본사회를 받치는 힘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신의 직업에 대한 신념이나 자부심과 함께 먼저 온 사람이 먼저 택시를 타야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회의 정의 말이다. 택시기사 입장에서 보면 그냥 먼저탄 손님을 태우고 편하게 떠나도 되는 상황임에도, 비록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부주의하게 순서를 어기고 먼저 탑승한 승객에 대해 택시에서 내려 단호하게 줄을 서도록 한 나이많은 택시기사의 시민의식이 일본을 선진국으로 만든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피소드 2.

얼마전 우리나라 한 식당에서 겪은 일이다. 점심먹으러 한 지인과 맛집으로 잘 알려진 시내의 한 식당에 갔다. 그런대로 이름있는 도심의 맛집인데다가 점심시간이어서 식당에는 손님들로 만원이었다. 조금 기다린 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식사를 마친 옆자리의 손님들이 계속 나가고 우리좌석 주변에는 새로 온 손님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음식이 나오지 않아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보다 늦게 온 손님들이 먼저 다들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식당에서 파는 메뉴는 한 가지뿐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먼저와서 주문한 우리 음식이 먼저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고, 혹시라도 종업원이 실수로 우리보다 늦게온 옆테이블에 먼저 식사를 주는 상황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우리보다 뒤에 온 주변의 모든 테이블이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이가없어 종업원을 불러 우리가 먼저왔는데 왜 아직까지 식사가 나오지않느냐고 따졌더니 난감해하면서 주방장이 식당 주인인데 여러 명이 온 손님 테이블부터 먼저 음식을 갖다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해할 수없는 이런 행위는 두명보다 세명이상의 손님이 식당주인 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입을 올리게 해주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우리사회에서는 돈만 많이 벌수 있으면 기본적인 장사의 도리같은 것이 무시될 수 있는 것임을 확인하고는 식당을 그냥 나와버렸다. 그런 식당이 일부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사회의 일그러진 단면과 한국사람의 시민의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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