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비

시인의 마을 | 2012-03-12 오후 4:56:29 | 조회수 : 2718 | 공개




집 떠난 긴 세월
아직 이곳에
홀로 머물고 있다.

비가 오면
비는 술이 되어
날 취하게 한다.

몸도 마음도
비가오면
술을 마신다.

오늘도 그러하듯
비를 마시고,
술을 마신다.

이내
작은 몸을 가득 채운
상처와 슬픔이 삐저 나오면

눈물을 머금고
비로 상처를 씻고
술로 슬픔을 녹인다.

맞고, 마신다.
비에 씻겨 사라질때까지
술이 되어 사라질때까지

이미 난
넘쳐 흐르고 흘러
고향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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