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란?(3)

시와 건축 | 2012-02-01 오후 6:57:18 | 조회수 : 2275 | 공개



건축이란?(3)

 
바람이 잠깐 집에 들렀다
갔습니다 아침9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라일락나무 밑은
그 시간 비어 있었습니다
박새 한 마리가 아침7시에
방문하고 간 뒤였습니다
지금 10시가 살구나무의
몇 개 남지 않은 꽃을 피하며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규환,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 오규환 시집, “아침과 바람,” 문학과 지성사, 2006, p.48)
 
시인은 예민한 관찰력으로 자신의 집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일상사에 바쁜 우리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 것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오로지 자신의 목표를 위해 돌진하는 우리는 바람이 지나가는지 박새가 들렀다 가는지 모릅니다. 이러하니 건축의 출발점은 당연히 관찰과 집중이 되어야 합니다. 시인처럼 지나가는 일상사를 관찰과 집중으로 꽉 잡는 것이 건축가의 첫 번째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습관적으로 행하든 것을 다시 되짚어 보아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대지에서 일어나는 습관적인 일들을 다시 생각하고 그것들을 건축적으로 재배열시키는 행위가 바로 창조적 행위이지요. 건축에서의 창조는 거창한 것이 아니지요. 일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가꾸는 행위이지요. 일상의 재배열, 일상의 재활성화, 일상의 재창조 등등으로 바꾸어 말할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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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
bori   2012-02-08 08:59 [ Modify ]  [ Delete ]
시와 건축을 살피시는 마음이 환하게 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뱅뱅사거리   2012-02-02 10:05 [ Modify ]  [ Delete ]
덕분에 아침을 상쾌하게 시작하네요.  

누구나 한세상 분으로 높임을 받고 살고 싶지만 잘못 살면 똥이되겠죠^^

추운날 건강유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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