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NEW-제주 … 도시를 디자인하자 … 주거지경관
전문가 의견 … 이정민 박사
벽면에 잃어버린 마을 이름 표시 유도해야
오름 조망축 따라 가로공원·보행광장 조성
적극적 행정 및 전문가·시민단체 지원 필요
아파트는 이미 제주시의 대표적인 주거유형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돈의 논리 때문인지 우리의 아파트 경관에는 제주도의 특성이나 동네의 색깔이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황량할 정도다.
회색 콘크리트 벽과 검은 아스팔트 주차장과 도로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우리 아이들에게서 삶의 여유와 감성을 넓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체적인 도시경관의 맥락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아파트 경관을 개선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우리들에게 단지 ○○아파트, △△아파트로만 인식되고 있는 지금의 아파트 단지에 잃어버린 마을 이름을 다시 살려내야 할 것이다. 기존 아파트 단지는 벽면을 새로 칠할 때 마을이름과 건설회사 브랜드를 같이 표시하도록 하고, 새로 건설하는 아파트 단지는 건설회사 로고나 이름보다 마을 이름과 마을의 상징을 형상화하는 로고가 표시될 수 있도록 건축허가 과정에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렇다고 해서 옛 마을 분위기가 살아나지는 않지만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마을이름과 그 분위기가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고 편안하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단지 주동배치시 제주도 고유의 경관자원인 한라산 혹은 오름 조망이 가능한 축에 가로공원이나 보행광장을 조성하는 것과 같은 경관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도는 외국의 주거단지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있지만 관광제주에서는 시도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파트 단지 개발사업자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조망축에 가로공원이나 보행광장을 설치하는 것을 반대하기도 하지만 이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주거환경과 경관이 우수한 아파트는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벽면에 마을 이름이 표시되고 한라산, 오름 조망축을 따라 가로 공원이나 보행광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관련공무원, 전문가, 지역언론의 부단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번에 새로 조성되는 삼양.화북택지개발사업지구의 아파트단지만이라도 조망축에 보행광장이 설치되고 벽면에 건설회사 이름이 아닌 마을이름이 설치되기 위해서는 관련공무원들이 적극적인 행정이 요구되고, 관련 전문가, 시민단체, 그리고 지역언론은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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