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주식시장 상장 시기상조다.

제주도 항공정책 | 2014-05-12 오전 1:24:05 | 조회수 : 3066 | 공개

제주항공 상장 시기 상조다!

지난 번 기고에서 제주항공의 제주도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 부각시켰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의 반응이 좋지 않은 것은 제주항공 또한 도민들에게 소홀한 면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항공이 지난 10년 동안 항공요금 억제에 기여한 것은 맞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제3의 항공이 되면서 삼자독점(trio-poly)의 가능성 또한 있다. 즉, 제주항공이 기본요금을 올리면 다른 저가항공사들의 기본요금 또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제주항공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선 항공요금 억제와 저가항공사 태동에 기여한 것을 제외하고 제주도에 기여한 것이 없는 실정이다. 2012년 양대항공사가 요금을 인상하자, 제주항공 또한 요금을 인상했다. 결국 법원의 중재로 제주도민에 대한 할인혜택이 작년 말까지 적용되다가 올해부터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작년에 월동채소 운송대책을 마련할 때, 제주항공은 화물기가 없고, 화물과 관련된 인원이 없기 때문에 새롭게 화물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비용발생과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제주도가 출자하여 지역명칭을 사용하는 제주항공의 설립취지에 맞는 행동인가 의구심이 든다. 여기에 제주항공은 제주도와는 충분한 협의도 없이 주식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식시장에 상장한다는 것은 기업이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함인데, 제주도가 투자한 제주항공은 주식상장외에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없을까? 주식상장이 이루어지면 제주항공이 제주도민보다 주주들의 이익을 우선하는 경영을 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비용이 발생하는 공익적인 차원의 일에는 손도 대지 못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월동채소 운송을 거절하는 것이나, 여론의 뭇 매를 맞고 나서야 국제선에서 삼다수를 제공하는 행태가 그 예다. 상황이 이 정도면 국제선 기내식으로 들어가는 식자재를 제주산으로 사용할리 만무할 것이다. 제주항공은 그저 돈되는 일에만 급급하고 있다

제주도에 있어서 제주항공은 상징적인 기업이다. 제주항공이 있기 때문에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들이 쉽게 제주노선의 항공요금을 인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이라도 제주도가 제주항공에 대한 지분 25%를 확보해야 한다.

키움증권이 추정한 제주항공의 연도별 실적과 비행기대수를 보면, 2014년도에 운항대수를 16대로, 2015년에는 18대 운항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B737-800을 매입하지 않고 전부 리스해서 운항중이다. 지금처럼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굳이 상장하지 않더라도 리스비용을 충분히 조달할 수도 있다.

지방공기업법의 관련 규정을 감안할 때, 제주도와 제주항공이 제대로 협력을 한다면 제주항공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 예를 들어 지방공기업법 제77조의5(사채 발행 및 상환보증) 규정을 이용하면 제주항공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경우 제주도가 상환 보증을 설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 특히 제주도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제주도가 마음만 먹으면 출자금액을 초과하여 보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주식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것들은 제주도와 협력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제주항공이 제주도와 상생한다면, 둘다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장하게 되면 기업이 원래 계획했던 정도를 걷는 것이 아니라, 주주의 요구에 휘둘릴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이라도 제주도는 지분율을 12.5% 이상 확보하고, 제주항공 상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만약 제주항공이 이에 대한 요구를 거절한다면 제주도는 정식적으로 제주항공이 지리적 명칭인 '제주'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요구하는 것 또한 배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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