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땅 이야기 1 - 제주도 땅 값 미치지 않았지만, 주택가격은 미쳤다.

제주도 땅 이야기 | 2016-05-15 오전 10:11:40 | 조회수 : 2970 | 공개

지금 제주도의 부동산 가격이 미쳤다고들 한다. 
언론이든 전문가든 이구동성으로 그런다. 
제2공항도 입지결정을 공개하지 못한 것이 부동산 가격 폭등이 두려워서 그랬다고 한다. 
제주도의 부동산 가격이 정말 미쳤을까?

하나씩 들여다 보자. 
월정리나 평대리 해변 토지가격이 지난 10년 동안 족히 20배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50배 이상 오른 곳도 있다.
월정리 이전에 해안도로의 모습을 보자.
해안도로에 들어선 건물이라고는 죄다 팬션이었다. 
특히 애월해안도르는 심각할 정도였다. 
펜션의 생산성이 정체되자 토지가격도 정체되었다.

그런데 월정리 카페는 상황이 달랐다. 
누가 저런 곳에 갈까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지금은 주말이건, 주중이건,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편하게 앉아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것에 대한 지불의사는 상당히 높다. 생산성이 뒷받힘되기에 토지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시간의 지날수록 제주도의 자연환경에 대한 가치와 지불능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라는 것은 공간적 확산 효과가 있다. 
15년 전 강남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이 효과는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이를 나름대로의 분석도구를 이용하여 분석한 연구논문도 있었다. 
마찬가지로 제주도내 토지가격이 오르자, "저 동네도 지가가 높은데 우리 동네는 더 받아야 돼..."라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매도 호가가 올라간다. 그런데 거래는 제대로 되지 않는다.
토지가격이 오르면서 상가 임대료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가격이 오르는 만큼 개인사업을 폐업하는 비율 또한 높아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산성에 비해 임대료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상가는 한 번 망가지면 다시 살리기 어렵다. 상인들은 한 번 떠난 곳은 다시 가지 않기 때문이다. 오염된 저수지를 떠난 철새들 처럼...

이보다 더 문제가 많은 것이 바로 아파트다.
아파트는 주거공간이기도 하지만 매매의 대상이기도 하다. 
문제는 후자가 강조되면서 사회문제가 발생한다. 
이미 제주도의 주택가격은 일반 서민(소득분위 7분위 계층(가구소득 연 6000만원까지도)은 구입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자기가 일하는 동안 원리금을 전부 상환할 수 없다.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니, 임대료 경쟁에서 밀리는 저소득층은 단위면적당 더 많은 주거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의롭지 못한 상황이다.
1%의 상위소득자들은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개인적인 능력 부족으로 치부해버린다. 
저금리와 맞물리면서 임대사업자가 늘어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 
주택가격이 오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공급가격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사업자는 비싸게 팔아도 다 팔리는 상황이라면 굳이 싸게 팔 이유가 없다. 건설업자는 사업자가 비싸게 파는 상황인데, 굳이 싸게 공사할 필요가 없다. 한마디로 악순환이다. 
건축기술의 역사는 5000년이 넘는다. 대한민국 건설산업처럼 시간이 지나도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은 분야도 찾아보기 어렵다.

아파트 가격은 비정상이 맞다. 정말 미쳤다. 
생산성이나 효용이나, 사회정의 측면에서 이건 아니다.
공급가격을 낮추고, 거래대상이 아닌 주거대상으로 주택의 개념이 전환되어야 한다. 그리고 투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하고...

만약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중국 건설업체가 제주도로 진출하면 제주도내 건설업은 모두 도산한다. 생산성 차이가 커서 그렇다.

개발사업에서 토지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다. 개발사업의 경쟁력은 이제 어떻게 개발비용 특히 건설비용을 절감할 것인가에 성패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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