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NEW-제주 … 도시를 디자인하자 … 제주시 구시가지 경관

이정민 박사

문화·전통 발굴하고 가꿔야 도심 활성화
도심에 생명력 불어 넣을 장기계획 필요


도시의 중심은 도시탄생과 발전의 정수이다. 도심은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이자 그 도시의 문화가 가장 강력하게 나타나는 장소이다. 그러므로 도심을 보면 그 도시의 모든 모습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외국의 주요 도시를 여행할 때 도심을 보지, 주변 지역을 구경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외국인들은 제주시의 도심관광을 통해서 제주문화를 느끼고 체험한다. 그래서 제주관광에 있어서 제주시 도심의 모습은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제주시 도심의 모습은 어떠한가? 관덕정과 산지천이 복원되었고, 예전에 큰 길이었던 칠성로가 차 없는 거리로 조성되었다. 제주시 차원에서 도심을 살리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제주시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심에는 점점 빈 점포들과 나홀로 아파트만 늘어갈 뿐이다. 제주시의 도심에서 제주 문화의 진수를 느끼기 어렵고, 생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제주시의 도심을 살리기 위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심은 왜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가? 도심은 그 성장의 역사와 전통을 감안할 때, 원천적으로 자동차와는 어울리지 않는 구조이다.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도심에 오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도심이 침체된다는 것은 변명꺼리가 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가용에 의한 접근성을 강조하면서 도심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뿐이다.

제주시 도심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제주시 도심이 가지고 있는 문화와 전통을 발굴하고 이를 가꾸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된 문화들을 찾아내 이를 현재와 미래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테마로 가공하고, 이를 토대로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도심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하게 아케이드를 설치하여 비 맞지 않는 거리를 조성한다고 해서 도심의 문화가 살아나고 상가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제주시 도심의 문화를 찾아내고 거기에 테마를 부여하여 도심을 살리는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시장의 공약이기 때문에 임기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려는 근시안적인 접근은 오히려 꺼져가는 제주시 도심의 생명력을 단축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도심 거리와 골목, 곳곳에서 베어나는 문화에 테마를 부여하여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장기적이고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 제주시는 이번 제주시 도시경관관리계획을 통해 제주시 도심의 모습을 개선하는데 많은 역할과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