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제주일보] 도시경관 특집 : 뷰티플 뉴제주 - 프롤로그(2004.07.17)

경관(Landscape) | 2014-03-05 오전 9:44:26 | 조회수 : 1465 | 공개

도시를 디자인합시다

무분별한 개발로 경관 훼손·도시 획일화
제주만의 풍광 사라지면서 경쟁력 상실
거시적인 도시경관 관리계획 진행돼야


얼마 전 대법원은 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 소재 두산봉 오름 능선에 100㎡ 규모의 농가주택을 짓는 것을 불허 처분한 북제주군의 행정행위는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적법 판결 배경의 하나로 오름에 건축물을 신축할 경우 수려한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자연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는 고층 아파트 신축으로 인해 일조권과 조망권이 침해된다는 사실을 제주지역에서 처음으로 인정, 건설회사측이 민원인들에 대해 아파트 1채를 대물로 보상해 주는 것으로 조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들 판결과 조정은 오름의 공공재 성격을 중요시했으며 또한 삶의 질과 조망권을 중요시 여긴 것으로, 경제재보다는 환경적 가치에 비중을 두고 있다.

한라산, 오름, 바다, 돌담 등은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으로 제주의 전통 경관요소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경관은 여타 지방이나 다른 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관으로 제주의 경쟁력을 이루고 있는 자원이라는 게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하지만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다양한 도시문제가 발생하고, 도시지역 경관이 다른 도시와 별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또한 농.어촌지역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자연경관이 훼손되고 있어 지속가능한 개발에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제주만의 독특하고 대표적인 풍광인 영주10경마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 사라봉에서 바다로 지는 일몰의 광경을 말하는 ‘사봉낙조’가 인근 고층 대형건축물로 인해 회색빛 잔영만이 길게 드리우고 있다.

목가적 풍경인 소와 말 그리고 초원이 어우러진 중산간 지역의 목가적인 풍경인 ‘고수목마’가 난개발로 점차 잠식당하고 있고, 감귤의 노란색으로 채색된 제주의 가을 풍경을 뜻하는 ‘귤림추색’이 감귤산업의 붕괴로 점차 퇴색하고 있다.

영주10경이 사라진다는 것, 제주만의 풍광이 훼손된다는 것은 제주의 경쟁력을 상실케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도시 전문가들은 국제자유도시건설에 따른 공간구조의 개편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문화와 자연경관의 가치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생태적, 문화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도시전문가들은 현행 법체계상 도시기본계획은 용도제한, 건축물 높이, 건축선 후퇴 등에만 제한을 가하고 있으며 토지이용계획 및 동선 계획 등 도시공간 구조 전반에 대한 거시적 고려가 미약해 획일적인 도시경관을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도시경관을 효율적으로 계획.관리하기 위해서는 도시 전체의 스카이라인, 경관축, 랜드마크, 조망점 등을 고려하는 거시적 계획이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자연경관의 중요성, 경관관리의 필요성, 주민참여방법을 체계적으로 홍보.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일보는 시민단체.도시전문가 등이 참여해 경쟁력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 ‘아름답고 새로운 제주’를 만들기 위한 도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제주시를 중심으로 경관 유형별 문제점을 제시하고 전문가 진단 등을 통해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사진설명] = 지난해 4월 위성에서 촬영한 제주시 위성영상지도. 제주시 중심 부근(구,신제주)에 녹지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제주시 자료사진>


◆ 기획취재팀=홍원석·최일신·정이근 기자
◆ 자문위원=이병걸 제주대 교수·이정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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