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NEW-제주‥도시를 디자인하자 … 해안경관
도시계획전문가들은 경관은 마음 속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역으로 하면 경관이 사람을 불쾌하게 하거나 쾌적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보존하는 것은 제주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러지도 못할 경우 차선책으로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게 하는 경관으로 조성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파제 난간 때문에 바다 못봐 접근성 차단
제주시 해안도로도 사람보다 자동차 중심
특히 도시전문가들은 레스토랑, 펜션, 횟집 등이 밀집한 제주시 해안도로 구간에 대해 해안경관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외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표준경관시스템을 도입, 중경(中景).원경(遠景) 차원에서 해안경관을 관리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해안경관을 관리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기분 좋은 해안경관을 보여줄 수 있도록 관리하자는 것이다.
도시전문가들은 우선 인간과 해안을 좀더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례로 일본 후쿠오카의 인공해안은 최대한 자연적인 해안 형태를 유지하고 물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매립시 외곽 방파제를 도입하고 공원으로 조성했다.
하지만 제주도 해안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인다는 탑동 매립지는 어떤가.
탑동광장에서 사람의 눈높이로 바다를 바라볼 수 없다. 방파제 난간에 기대야만 바다수면을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다. 그만큼 탑동 매립지 방파제는 인간으로 하여금 약간의 감흥마저 빼앗아버렸다.
유명 건축가 김진애씨는 ‘우리 도시 예찬(2003년)’을 통해 “탑동 매립 개발은 제주시의 풍광을 망쳐버린,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은 개발이었다”고 혹평했다.
이정민 박사는 “탑동 해안도 과감하게 외곽 방파제를 조성해 탑동광장을 친수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탑동광장이 활성화되면 탑동과 연결되는 ‘묵은성’도 자연스럽게 부활할 것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탑동광장 말고도 제주시의 대표적인 해안경관인 해안도로 또한 사람에 대한 배려는 너무나도 인색하다.
협소한 도로 너비로 인해 해안도로에서 운동하고 산책하는 시민들이나 관광객은 사고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해안도로는 사람보다는 자동차 운행도로로 전락해버렸다는 게 시민들의 불평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설치된 방호벽(난간) 등은 제주 전통성과 문화성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래서 도시전문가들은 방호벽을 과감하게 철거하고 그 자리에 벤치를 설치하면 해안도로와 해안의 경계공간이 멋진 휴게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박사는 “용두암에서 이호해수욕장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구간에 따라 나름대로 특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제주시 해안도로는 트랜짓몰(Transit Mall)을 설치할 만큼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보행자 위주의 공간으로 변모시키고 대중교통 서비스와 시민.관광객들의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트랜짓몰 설치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제주해안도로는 다른 지방과 분명히 차별화할 수 있고 야간관광의 명물로도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 일본 후쿠오카의 인공해안은 자연적인 해안 형태를 유지하고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여 공원으로 조성했다. (위)
제주시 탑동 매립지는 광장에서 사람들의 눈높이로 바다를 볼 수 없다. (가운데)
제주시 해안도로는 사람보다 자동차 운행 중심의 도로로 전락했다. (아래)
◆ 기획·취재=홍원석.최일신 기자 hongws@jejunews.com
◆ 사진=정이근 기자
◆ 전문가 자문=이병걸 제주대 교수 · 이정민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