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국제자유도시담론 | 2014-04-22 오후 2:55:31 | 조회수 : 2315 | 공개

드림타워, 신화역사공원에 카지노가 입지하는 것에 대해서 행정당국에서만 부정할 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건축허가와 외국인 카지노 허가는 별개의 건이라고 하지만, 투자자는 외국인 카지노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투자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 행정당국과 투자자간 어느 정도 조율을 마친 상황에서 별건이라고 하는 것은 행정당국의 수장으로서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가 올고 그름의 문제는 떠나, 카지노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먼저, 카지노에 대한 죄악세금(sin tax) 부과와 관련된 사안이다.
카지노는 전문영업장을 갖추고 주사위, 트럼프, 슬롯머신 등 특정한 기구 등을 이용하여 우연의 결과에 따라 특정인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주고 다른 참가자에게 손실을 주는 행위 등을 하는 업으로 관광진흥법에 정의되어 있다. 즉, 사업자에게 많은 이윤을 보장하지만, 개인파산, 도박중독, 불법 사금융, 조직폭력배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카지노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죄악 세금(sin tax)로 징수하고 있는 것이다. 


source : Huang Guihai(2010). Casino Taxation in Macao, Singapore and Las Vegas. 8th European conference on Gambling Studies and Policy Issues
GGR : Gross Gaming Revenue, GSt : Goods and Service Tax,
CTax : Casino Tax, ITax : Corporate Income Tax, Xi: Operating Expense



그런데 우리나라의 실정은 어떠한가?
관광진흥법 제30조 규정에 따라 카지노 사업자는 충매출액의 100분의 10의 범위에서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관광개발진흥기금을, 제주도의 경우에는 제주관광개발진흥기금을 납부하면 될 뿐, 그 외에 법률로 정한 세금은 전무한 실정이다. 
물론 카지노사업자가 영업이익을 많이 남기는 경우 이를 법인세 형태로 징수할 수 있지만, 제주도의 경우에는 복합리조트나 대규모 호텔내 시설로 카지노를 운영하는 경우 리조트나 호텔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는 경우 법인세 및 소득세가 3년간 면제되고 그 후 2년간은 50% 감면이 이루어진다. 
결국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징수하는 것 외에는 법률로 정한 세금이 전혀 없다. 카지노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해소하는데 소요되는 재원조차 확보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와 특별자치도의 법률이 갖고 있는 한계다.

강원랜드 스몰카지노의 경우 당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영업실적이 나타났다. 하지만 수익이나 매출액에 대한 추가적인 규정이 업식 때문에 수익금 상당 부분을 강원랜드 자체적으로 정립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제주특별자치도 제도개선 과정을 통해 매출액의 일정부분은 추가적으로 징수하여 카지노 설치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고, 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따른 양극화 즉, 교육, 주거, 의료복지에 소요되는 재원의 일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카지노 도입에 대한 주민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도내에서 카지노 도입에 대한 찬반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규모 외국인 카지노를 아무런 공론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추진한다는 것은 주민들의 집단적인 반발에 부딪힐 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관광객 유입에 따른 효과 그 자체가 대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과 중국자본이 운영하는 카지노에 집중된다면 제주도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아시아적 가치를 표방하던 도덕국가인 싱가포르에 카지노가 도입된 것은 1997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의 다른 관광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관광산업이 침체하게 된다. 싱가포르는 기존 도시관광과 센토사섬의 관광리조트만으로는 추가적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카지노 도입에 대한 검토를 시작하였다. 카지노 공론화 과정은 2005년 5월 18일 리센룽 총리가 국회에서 행한 연설에 잘 나타나 있다. 
지속적으로 카지노에 대한 찬반토론을 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지속적인 토론을 진행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마리나베이센즈와 센토사섬에 카지노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 현상공모를 하였다. 그 결과 19개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하였고, 이를 검토한 결과 단순한 카지노는 불가능하고, 호텔, 컨벤션, 쇼핑시설, 식당, 극장, 박물관, 테마파크 등이 어우러진 복합리조트내에 카지노를 도입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이렇게 복합리조트내에만 카지노를 허용한 것은 방문객이 도박이 주 목적이 아닌, 컨벤션, 극장, 테마파크 이용이 주 목적이 되도록 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획단계부터 카지노가 차지하는 연면적이 복합리조트 전체 연면적의 3% 미만이 되도록 하였다. (센토사섬과 마리나베이샌즈 카지노 면적은 각각 15,000제곱미터이다.)
또한 싱가포르 국민이 사행산업에 지출하는 연간 75억 달러 중 10억 달러가 싱가포르내 복합리조트에서 지출되도록 계획하였다.
내국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하여 100달러의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는데, 이는 인근 바탄섬까지 가는 페리 운임과 같도록 책정한 것이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카지노 내부에서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지 못하도록 했고,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사회적 보조를 받는 국민들은 출입자체를 금지시키고 있다. 싱가포르 국민들이 카지노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기본 배팅액수를 상향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소액으로 카지노를 즐기는 것은 슬롯머신 외에는 불가능하다.

싱가포르 카지노는 매출액의 6.54%의 부가치세, 5%, 15%의 카지노 세금, 법인세 17%를 납부해야 한다. 대략 매출액의 35%를 죄악 세금(Sin Tax)로 납부하고 있다. 이러한 세금을 납부하고도 마리나베이샌즈 카지노의 2010년 2/4분기 순이익은 2억 1,600만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카지노를 통해 연간 1조 원 정도의 세금을 징수하고 있다.


철저한 공론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경기침체와 실업문제를 극복하면서 동시에 막대한 세금도 확보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지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셋째, 카지노는 공모 방식에 의해서 허용해야 한다.
나는 제주도에는 아직까지는 카지노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카지노를 추진할 것이라면 공모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카지노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
다. 이러한 해법을 제시하고, 카지노 이익의 얼마를 제주도와 공유할 것인지 그 대안을 제시하는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카지노 설치가 진행되는 사업은 공론화 이후에 추진될 수 있도록 인허가 절차를 중단하는 것이 제주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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