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미래비전

Vision & Innovation | 2014-08-25 오후 5:57:20 | 조회수 : 2773 | 공개

1. 비전의 중요성

비전은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다. 
비전이 없다면 굴러들어온 기회를 놓쳐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이처럼 개인이나 지방자치단체에게 비전은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비전이란 무엇인가?
내가, 조직이, 지방자치단체가 이루고자 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비전이란 ⓐ최종 목표를 보여주는 미리보기 역할, ⓑ어디로 가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하는 역할, ⓒ세부적인 목표들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하는 나침반의 역할을 담당한다.

2. 그동안의 오류와 우리가 추구할 비전

2010년 7월 1일 민선5기 도지사 취임식에서 우근민 도지사는 제주도는 ①경제성장의 위기, ②사회통합의 위기, ③재정의 위기, ④미래비전의 위기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당시 그는 제주도정의 비전으로 "도민이 행복한 국제자유도시건설"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별자치체제를 완성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재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비전이라는 것은 최종목표가 구체적이어야 하고, 모든 주체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행복, 국제자유도시처럼 구체화되지 않은 단어가 들어간다. 
무엇이 행복한 것인가?
국제자유도시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은 쉽지 않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2조에 명시된 "국제자유도시라 함은 사람.상품.자본의 국제적 이동과 기업활동의 편의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규제의 완화 및 국제적 기준이 적용되는 지역을 말한다"처럼 규정하는 것이 국제자유도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의 생활양식과 생산양식, 그리고 소비양식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할 때 국제자유도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제적 기준(global standard)에 맞는 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가 세계도시, 국제도시로 일컫는 도시들이 기본적으로 채택하는 비전은 바로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이다.

지속가능한 개발(발전)은 환경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정책 영역인 경제, 사회, 환경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2005년 유엔 세계정상회의 결과문서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상호의존적이고 상호증진적인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둥"으로서의 경제적 발전, 사회적 발전, 환경 보호를 언급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경제적으로 실용적이며, 사회적으로는 공정하고(정의롭고), 환경적으로는 수용가능한 개발"을 의미한다. 
이 지속가능한 개발은 농업, 토지관리, 에너지, 기후변화, 산업, 교육, 정주체계, 관광, 기술체계,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즉, 제주도에서 수립되는 모든 계획, 추진 중인 모든 개발사업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부합할 때, 도민이 행복한 지속가능한 제주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3. 지속가능성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3.1. 경제적인 실용성
경제적인 실용성이란 무엇인가? 실용의 주체는 누구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실용성이라는 것은 특정한 개발사업으로 인해 이익을 향유하는 계층과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계층이 달라서는 안되며, 사회적 부작용(비용)을 고려했을 때도 이익이 될 때 성립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신화역사공원에 대한 대규모 카지노의 설치에 따른 이익은 투자자가 가져가지만, 카지노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예. 제주도 정체성과 대치되는 문제, 자금 세탁, 불법 사금융, 조직폭력) 등은 사회가 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 사업이 경제적으로 실용적인지는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분양형 관광개발사업 또한 마찬가지다. 
제주도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것은 결국 제주도가 관광지로서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크고, 지역주민 고용 또한 비정규직 위주로 이루어지고, 관광개발사업에 따른 기반시설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나 중앙정부가 설치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과연 실용적인가 하는 문제 또한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제주도내 인구구조는 생산이 가능한 젊은 층의 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생산능력이 없는 중장년층과 노인층의 비율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젊은 층이 제주를 떠나지 않도록 하고, 젊은 층이 유입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에는 실용적인 개발이 되는 것이다. 

3.2. 사회적인 공정성
공정성이라는 것은 각종 계획에 대한 의사결정과정, 개발사업과정에서 다양한 주체가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로 판단할 수 있다. 모든 주민이 동시에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양한 주체의 참여정도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공정했는가를 토대로 평가할 수 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제주시 노형오거리 인근 드림타워 도시계획변경 및 건축허가 변경과정은 다양한 주체들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되었으며, 그 변경이 일방적으로 사업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에 사회정의 차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세계도시화는 생산과 분배가 세계화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유한 계층은 공공부문이나 생산자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부를 지속적으로 축적하지만, 경쟁에서 도태되는 계층은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게 된다.
세계도시화 과정에서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러한 양극화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이며, 어떠한 정책들을 어떻게 펼치고 있는가 또한 사회적 공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다.

3.3. 환경적인 수용가능성
환경적인 수용가능성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인은 환경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될 수 있다. 환경지속성을 위해서는 미래세대의 복지를 위태롭지 하지 않고 현재의 인류의 요구에 맞추는 것을 말한다. 환경적 수용가능성의 근본 목표는 환경의 쇠퇴를 막는 것에 있다. 즉, 환경의 재생능력 미만으로 개발하는 것을 지속가능한 개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적인 수용가능성이나 지속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세부적인 내용은 첨부된 환경부의 "친환경 지속가능도시 조성 가이드라인"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3.4. 기존 지속가능성 지표의 문제점
2006년 12월 28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일부 개정되면서 제3조의2(도시의 지속가능성 평가) 조문이 신설되었다. 지속가능성 평가를 위한 세부적인 수립기준은 2014년 1월 14일 같은 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그 근거규정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지금까지 도시의 지속가능성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현재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평가 지침은 수집가능한 자료만으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때문에, 경제적 실용성, 사회적 공정성,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첨부된 지침과 국토연구원에서 지속가능성 평가를 위한 지침을 참고하기 바란다.

현재 국토교통부의 지침은 국토연구원에서 제시했던 지표보다 더 후진적인 지표로만 구성되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지속가능하지 못한 도시가 지속가능한 도시로 평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리고 환경부에서 마련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침은 환경과 관련된 부분은 구체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반면, 경제와 사회 관련 지침은 추상적으로 되어 있고, 가중치가 환경부문에 치우쳐 있어서 공정한 평가 또한 곤란한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지속가능성 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리가 추구해야할 비전을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수립한다면 지금과 같은 지표설정에 따른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4. 제주미래비전계획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

지난 7월 임시회에서 2014년도 제1차 추경예산이 승인되었다. 1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제주미래비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 계획에서 인구, 경관, 산업구조, 카지노 등등 도시기본계획이나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과 유사한 계획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떻게 제주도의 비전을 세팅할 것인가이다. 
제주도의 경제를 어떻게 실리적으로 만들어갈 것인가? 지금과 같은 예술계열 유입인구들이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소규모로 환경친화적으로 제주도의 정체성에 부합하도록 경제활동을 이끌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활동만으로는 지역내 젊은 층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도내 젊은 층들이 계속 비정규직에만 머문다면, 결혼포기, 직장 포기, 주택구매 포기 일명 3포 세대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최소한 젊은 층들이 제주도정을 믿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는 비전으로 세팅되어야 한다.
지금 도정은 관광과 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카지노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과연 이게 제주도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이러한 세부적인 전략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항상 세계도시는 경제발전과 빈곤이라는 양극화가 발생한다. 이는 세계화 과정에서 생산과 분배가 특정 계층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결국 사회를 떠 받히는 중산층이 사라지게 된다. 
우리는 어떠한 정책을 통해서 중산층을 유지시켜야 할 것인가? 
가계 지출이 높은 가계부채 이자비용, 자녀교육비용 등을 어떠한 방식으로 최소화할 것이며, 자녀들이 부모를 자발적으로 공양하도록 함으로써 노인복지비용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또 한가지는 재건축과 재개발 붐이 일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재고가 멸실되고, 상류층을 위한 주거지로 변하면서 항상 저소득층들은 주거불안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발사업에 따른 이익과 비용부담 주체가 달라진다면 이 또한 공정하지 못한 일이다. 투자유치 또한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경적 수용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제주도의 중요한 자원인 지하수와 생태계 종다양성이 유지되고, 스스로 복원될 수 있는 복원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지하수는 무조건적으로 뽑아서 사용하는 것보다 오수를 재처리하여 상수로 활용하는 뉴워터(Newater)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운영 중인 각종 기반시설을 어떻게 개편해야할 지 그 비전을 설정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또한 생태계 종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산간 특히 곶자왈은 보전되어야 한다. 중산간 지역 임야나 목장용지(초지)를 개간하여 밭으로 이용하는 것 또한 철저히 지양되야 한다. 종다양성과 재해예방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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