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박사

산재된 송전탑·전신주 지중화 필요
조망권경관지구 지정도 검토해야


중산간지역은 제주도 경관의 양대 축인 바다 수면과 한라산 정상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는 지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 육지부에서는 볼 수 없는 파노라믹한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관광행태가 체험형, 가족형으로 변화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관광제주에 있어서 자연 생태계와 경관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중산간 생태계와 경관을 보존할 수 있는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제주도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 필요하여 중산간 경관 관리를 위한 방안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전신주가 없는 도로에서 중산간을 바라보면 너무나도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장기적으로 중산간에 산재된 송전탑이나 전신주는 모두 지중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도로 개설이나 확장시 한국전력, 한국통신과 협력하여 지중화 사업을 실시하여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송전탑이 눈에 띄지 않도록 색채만이라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 중산간 도로는 움직이는 조망점이기 때문에 도로변 건축물의 관리는 필수적이다. 동시야를 감안한다면 중산간 도로 중앙에서 최소 250m까지의 토지는 ‘조망권경관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 수립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도로변 기존 건축물에 대한 관리이다. 기존 건축물 대부분이 농업용도이고, 도로에 바로 인접하여 건축되어 있다. 이러한 건축물로 인한 경관저해를 저감하기 위해서는 건축물 색채를 개선하고, 건축물 주변에 나무를 심어 도로에서 건물을 최대한 차폐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경관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현행 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의한 경관관련 규정은 제주도 전역으로 GIS(지리정보시스템)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완화된 것이다. 중산간 지역의 생태계와 경관관리를 위해서는 이전처럼 규정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적인 수단도 중요하지만, 중산간의 아름다운 모습을 잘 간직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제주도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오히려 많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방치하고 남용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